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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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인어 天声人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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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22 23:03

 

 

 

                                          人語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의 간판 칼럼인 천성인어에 고은 시인의 시가 보여 참 반가웠습니다

 

              그렇게 알뜰한 여러분의 집

              다 떠내려 갔다

              그러나 일본은 새삼 아름답다

              결코 그 불행의 극한에 침몰하지 않고

              범죄도 사재기도 혼란도 없이

              너를 나로 나를 너로 ..

  

 

이번 발리 APEC 회담에서 한일 정상이 냉랭하게 있어 안타까웠지만 2011년 일본에 3.11 재난이 나고 지은 이 시처럼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천성인어가 1200만 부수 아사히의 대단한 칼럼인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일정상회담 때 외신기자 회견의 연설에서 고이즈미 수상이 어머니의 시 한 줄과 그 정신을 이야기했고 그것이 일본 신문들에 났는데 천성인어를 본 분의 연락이 많아서였습니다

 

어머니 가시고 2005년 2월 '한일 우정의 해'를 선포하는 식에 가게 되었는데 우리 측 대통령의 연설이 일본 수상의 것보다 아주 멋졌습니다  그 순간 거기에 손호연의 평화의 시 한 줄이 있었다면 그 연설이 더 빛났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곧 독도로 데모가 연일 일어나 한일 우정의 해를 무색케 했습니다

 

격렬한 데모를 바라보며 이런 때야말로 그 평화의 간절한 마음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어 우리 대통령에게 오는 6월의 회담에서 손호연의 평화의 시를 읊으면 그들이 감동할 것이며 KBS 와 NHK에 그 모습이 나가면 격이 있는 '문화외교'가 될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습니다

 

그러나 시와 정치가 무슨 관련이 있는가  이런 청탁이 하루에 3000개가 온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저는 청탁한 게 아니었습니다

 

시인의 입장에서는 일본 천왕이 인정하고 그 나라 수상이 읊는 것이 세상에 어떤 왕이나 지도자도 외국인이 자국의 언어로 쓴 시를 인용한 예가 없기 때문에 나쁠 것도 없지만 어머니의 조국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을 알기에 우리 측이 하는 것을 제안했던 것입니다 

 

그 날 KBS와 NHK 생방송에 평화의 시를 읊는 모습은 제가 한마디도 안한 고이즈미 수상이었습니다

 

회담이 다하자 반기문 외교부장관이 이선생의 말을 이제 확실히 알겠다고 확실히라는 말을 세번 썼고 그 후에 외교부에는 제가 처음 발언한 문화외교의 국이 생겼습니다

 

다음 날 일본의 거의 모든 신문에는 이와 같은 칼럼들이 나갔습니다

                                   
  

 

천성인어  天声人語

 

  

두 손을 모으다  빌다  맹세하다  감사하다

이와 같은 행동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고이즈미 小泉 수상이 이오지마 硫黄島에서 전몰자의 비碑에 손을 모았다

추도식은 2만 8천 명에 달하는 일·미 양군 전사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것이었다. 적아군을 넘은 위령이지만 현직 수상의 이오지마 硫黄島 방문은 전후 처음이다 수상은 23일에는 오키나와전 沖縄戦의 종전 60년을 맞이하는 오키나와 沖縄에서의 추도식에 참석한다. 마부니 摩文任의 언덕의 “평화의 주춧돌”에는 국적이나 군민을 불문하고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전후 일본에서의 전몰자 추도는 자국의 군인이나 시민을 향하고 있다

전대 미문의 전화 戦禍에의 추도가 우선 가족으로 향하는 것은 할 수 없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후 60년이 넘어도 추도의 폭은 좀처럼 퍼지지 않는다. 일본이 침략해 참해를 준 사람들 전체에 대해서도 손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절실한 소원이 나에게 하나 있지 다툼 없는 나라와 나라가 되어라

切実な願いが我に一つあり争いのない国と国なれ

 

고이즈미 小泉 수상은 어제 서울에서의 정상회담 회견에서 한국의 여성 단가 시인 손호연 孫戸妍의 시 한 수를 인용하고 그 정신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 단가는 손호연 시인 만의 마음이 아닙니다  한일 양국민의 소원이요 바램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하여 뜻대로 풀리지 않는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담았다

 

손 시인은 일제 시대에 태어나 동경 유학에서 단가를 배웠다  그의 가집 歌集 제목은 모두 한국의 국화인“무궁화”다

권두에 “비원 悲願”이라고 제목을 붙인 노래가 있다

 
                동아시아 끝자락에 살아온 나, 오로지 평화만을 기원하네

東亜細亜の涯の国に生ひたちし吾ひたすらに平和を祈る

 

고이즈미 수상이 손 시인의 노래를 인용한다는 것은 “절실한 하나의 소원"의 실현에 온 힘을 다한다는 뜻일까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에 의해 피해를 받은 측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서로 손을 잡고 걸어 나갔으면 한다

 

 

산케이 신문  2005  6  22

 

産 経 抄

 

 

한일정상회담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2시간 중 1시간 50분을 “역사 인식문제”로 썼다. 그런데도 여전히 의논이 평행선을 걷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회담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이 공동기자 발표에서 합의된 내용을 일부러 잘못 읽는 퍼포먼스를 해 만찬회를 “가볍게 하겠다”고 내뱉었다

 

얼마나 실례된 일인가   결국 회담의 성과라고 한다면 “한국 유일의 단가 가인” 손호연의 존재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 아닐까

 

          절실한 소원이 나에게 하나 있지 다툼 없는 나라와 나라가 되어라

 

고이즈미 수상이 회담과 그 후 인터뷰에서도 언급한 단가의 시인이다

 

손시인이 단가를 만난 것은 쇼와 昭和 16년  도쿄 제국여자대학교에 유학 중의 일이다   귀국 후에도 5남매를 키우면서 일어로 계속 단가를 지었다   사사받은 시성 사사키 노부쯔나가 준 “중도에 포기하지 마라  일본의 단가를 흉내내지 마라  조선의 아름다움을 쓰라”는 격려가 시인의 마음에 남았다

 

해방이 되자 반일 감정이 소용돌이 치는 가운데 손 시인을 보는 시선은 차가웠다

그의 전기인『풍설의 가인』을 쓴 작가 기타데 아키라에게 이렇게 시인은 말했다  “일본어 교육은 민족의 불행이었지만 그렇기에 일본어로 민족의 애감 哀感을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제 자신을 분발시켰습니다”

 

1998년 1월 일본 궁중가회시 宮中歌会始에 한국인으로선 처음 배청인의 자격으로 초청받은 손 시인은 치마 저고리를 입고 참석했다   전후 출판된 5권의 그의 시집 전부에 한국의 국화 “무궁화” 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손 시인은 애국자였기에 다음과 같은 단가도 읊을 수 있었다

 

이웃해 있고 마음에도 가까운 나라 되라고

무궁화를 사랑하고 벚꽃을 사랑하네

 

반일 정책을 강화하는 것으로 밖에 국민에게 애국심을 보여주지 못하는 대통령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정신일 것이다 

 

  

 

 
손호연의 시를 읊은 한일정상회담 청와대 녹지원 외신기자 인터뷰 - 2005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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