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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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의 '그대 있음에'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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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5 13:37

 

 

 

孫戸妍の歌集‘無窮花’を読む金南祚詩人 - 2023 晩夏


李承信の詩で書くカルチャーエッセイ



金南祚の‘君あるがゆえ'

 

 

 

'고도를 기다리며' 연극과 익산의 조덕현 작가의 '설치미술'로 연말을 마감했다면 김남조 시인의 시화전을 보며 2024 새해 문화의 삶을 엽니다.

 

김남조 시인이 누구입니까.

 

깊이 있는 사랑의 시에 카리스마를 겸비하며 신문 잡지 미디어에 가장 많이 오르는 시인으로 그의 시를 못 보았어도 많은 이가 그 이름은 아는 여러 면에서 대단한 분이지요

 

스스로 '식민지 아이에서 노인 시인이' 되었다고 읊는데 일생 현대시의 지평을 넓힘으로 시인 모윤숙 노천명의 큰 줄기를 잇게 됩니다.


만 96세로 가시기까지 낸 19권의 시집을 보면 하나같이 진한 사랑과 신실한 카톨릭 신자로서의 영성이 담겨져 있습니다.


교보 건물에 붙었던 '편지' 의 첫 구절, 그대만큼 사랑스런 사람을 본 일이 없다~ 조수미와 송창식의 노래로 익숙해진 '그대 있음에' 교과서에 실린 '겨울 바다'와 '사랑하리 사랑하라'  '충만한 사랑' '사람아 사람아' '심장이 아프다'  

하나같이 묵직한 사랑을 담고 있는 유명한 구절들이지요.


흔히 글을 잘 쓰면 말이 어눌하고 말이 달변이면 글쓰기가 부족하다는 말이 있는데 내가 아는 분 중 예외는 김남조 선생과 이어령 선생입니다. 두 분 다 양면에 출중한데 감성까지 아우르면 김남조 선생이 앞선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독특한 어휘의 즉흥 연설이 압권입니다.


사랑이 많은 분이어 40 여 년 가르친 제자들과 문인들에게 사랑을 베푸셨겠으나, 생각하면 저도 선생님과의 추억이 많습니다.


처음 마주한 것은 2002년 11월 1일.


정부의 초빙으로 미국에서 귀국하여 어머니의 한 일 출판기념회에 특히 일본에서의 반향이 매스콤 등 대단한 걸 알게 되었을 때 마침 국내 신문에 '시인의 날' 행사 기사가 났습니다. 당시 어머니가 많이 아프셔 국내 문인들과의 교류가 위안이 될까 하는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만든 어머니 책을 잔득 들고 세종회관을 향했습니다.


이름으로만 아는 시인들이 앞뒤로 보여 어머니 첫 번째 한글판 시집을 건네니 받지를 않았습니다. 모르는 이여 그런 건지 왜 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서운했습니다. 어머니는 누워 계시고 서울에서 일생 지은 걸 보이려는 건데 어쩌나~ 하는데 저 앞 줄에 김남조 시인이 눈에 띄었습니다. 뒷줄 시인들이 사양하니 명성 있는 그분에게 다가갈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역사 깊은 샘터사를 설득해 4년이나 걸려 만든 건데 거기를 나와버리면 다시는 그런 기회가 없겠다 싶어 앞으로 걸어나가 선생님을 대하니 반가워하시며 기꺼이 받아주었습니다.


그러고는 다음날부터 '손호연 시인을 만날 수 있느냐?'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요'  '그럼 언제 좀 뵐 수 있나?' 하시며 그때부터 부르시어 남산 문학의 집 모임 등 문학 모임에 선생님 곁에 앉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조병화 구상 선생께 편지를 드려 손 시인을 소개하여 서로 보게 되었다고 그분들 엽서도 받았지만 그 외 시인들과는 교분이 없었는데 대표 시인 김남조 님이 간곡히 만나길 원하니 비록 뵐 수는 없어 슬펐지만 마침내 한국 문인들의 인정을 받게 된 것 같아 고마웠습니다.


얼마 안되어 어머니 가시며 신문에 일본에서 명인으로 인정된 분이 가셨다고 나자 너무나 아쉬워 하였습니다. 같은 서울 가까이에 살며 나이도 비슷인데 이렇게 못 뵈고 가시다니 안타깝다고.


지금은 남편인 김세중 미술관이 된 효창동 댁 2층에서 같이 먹자 대접을 받을 때면 늘 뭘 주고 싶어하시어 서랍을 열어 옷가지도 주셨는데 곁에 보이는 예전 잡지의 모습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머니 가시고 기일마다 '손호연 시인의 집'에서 멀티아트 행사를 했는데 늘 '인사말은 내가 하지' 하며 시인들을 대동해 오셨습니다.

몇 나라 대사와 문화 원장들이 어머니 시를 낭송하고 한 일 미 불의 화가들이 시인의 시를 선택해 그걸 그리고, 최영섭 황병기 등 유명 작곡가가 선택한 시를 작곡하여 초연 공연을 했는데 무엇보다 선생님이 명 스피치를 하시어 손호연 시인에게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최근엔 그 미술관 뒤에 있는 댁에서 다섯 번을 뵈었습니다.

'나는 여왕 대접을 받아왔는데 외로이 시를 써온 손 선생 생각을 하면 안타깝다. 그런 훌륭한 시인이 계셨다는 걸 써서 후배 문인에게 알리려 한다' 전화로 대면으로 여러 번 들은 말입니다.

 

누워 계신 걸 이미 봤는데도 단정히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오셨고, 황송할 정도로 칭찬해주신 선생님, 가곡 영상을 즐겨보시며 누가 놓고 간 빵 케익을 뚝 잘라 싸주시고, 다니신 일본 규슈여고를 가보고 싶은 아쉬움이 있다는 선생께서 무엇보다 어머니 시집에 감격해 하신 게 감사한데, 얼마 전 내가 찍은 마지막 사진도 어머니 '무궁화' 시집을 처음 보는 듯 커다란 돋보기로 꼼꼼히 보시는 장면입니다.

 

수많은 삶의 일화 역사를 어이 일일이 다 말하겠습니까.

남기신 1000 수 그분 시와 산문에 다 나옵니다.

 

어머니 탄생 100주년 국제 행사에서 선생님이 축사 하신 후 드리려던 

'손호연 특별상'을 몇 번 봤던 김정아 따님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어머니 가신 것도 넘 아깝고, 김남조 선생도 글도 그러하나 전화로도 두어 시간 끼어들 틈이 없이 보석 같은 말을 쏟아내시던 (그걸 다 녹음했어야 했는데^) 걸 떠올리며 참 아깝다는 생각입니다.

 

끝까지 대단한 기억력으로 들려주신 이야기들을 가르침으로 가슴에 담습니다.

 

              그대 있음에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아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 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삶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김남조의 '그대 있음에'  정일 그림

 

 

김남조의 '겨울 바다'  노태웅 그림

 

 

3권 시집에 써주신 선생님 글씨 - 효창동 2023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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