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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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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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6 19:50


                                                                         2013  9  18

                                                                          
자작 나무

 

강원도가 그리 가까와진 줄 몰랐다

신문에서 강원도에 자작나무 숲이 있다는 기사를 몇 번이나 보았어도 멀어서 엄두를 못냈는데 그 숲이 있다는 인제를 가보니 두시간 반 정도 걸리는 당일 코스였다

 

자작나무와는 오랜 인연이 있다

뉴욕 북부 온타리오 호수 앞 Oswego에서 아들을 낳을 무렵 한국에서 어머니가 오셨고 매일 주변 아름다운 경관을 내 소유라도 되는 듯 자랑스레 보여드렸다

 

추운 곳에서 자라는 자작나무를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었는데 서울서 온 어머니가 차를 달리며 계속 나오는 산 위의 하얀 나무통의 나무를 참으로 반가와 하며 시라카바 시라카바  白樺 ~ 계속 부르는 소리에 그게 일어로 자작나무인 걸 알았다

 

종일 시라카바를 보며 들으며 큰 호수가 있는 동굴의 물을 보아서인지 그 날 밤 커다란 물의 꿈을 꾸었고 다음 날 새벽 아들을 낳은 5대호 앞 아름다운 단풍의 날을 어제인 듯 기억한다

 

4년 전 문화 팀과 바이칼 호수에 간 적이 있다

우리 민족의 시원이라는 브리아트 공화국의 바이칼 호수는 세계에서 제일 깊고 제일 큰 담수 호수인 것도 유명하지만 자작나무 숲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버스로 달리며 어머니 생각이 났는데 내 뒷자리에 앉은 건축가 몇 분이 근데 자작나무가 일본말로 뭐지? 라고 했다  초면이지만 누구도 답을 못하기에 시라카바요~ 하니 그들이 놀라며 한참 있다가 아니 젊은 분이 어이 시라카바를 아나요 ? 하는 것이었다  

웃으며 어머니의 추억을 이야기 하니 어머니의 전기집을 읽었다는 건축가 원정수 이설만 선생 두 분이 놀라며 정말로 손호연 시인의 오리지날 따님이 맞냐고 하며 어머니의 장독대 시를 줄줄 읊어 내가 오히려 놀랐다

고급 문학 클럽의 이름이 시라카바 라며 나에게 시라카바를 호로 하는게 어떠냐고도 했다

 

2011년에 나의 바이칼 시집으로 그 정부가 초청해 다시 가서도 그 숲을 감회 깊게 보았다  그런 인연의 자작나무 시라카바 숲이 우리 나라에도 있다니

 

먼 나라에서만 보던 자작나무 숲이 대단한 스케일인데 놀라고 그 하얀 기둥이 어디서도 보지 못한 뽀얀 우유빛으로 고급스럽고 낭만적이고 신데렐라 숲속이라도 온 듯 신비롭다

40년 전에 심은 것이라는데 정말 환상이다

 

나무를 기르고 숲을 조성하는데도 사람 기르듯 수 십년이 걸린다니 마음이 정말 다소곳해진다   큰 보물을 차지한 듯 했다   

 

그 엄청난 기획과 기른 손길을 감사하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변화하는 사계를 느껴보고 싶다 

 

 

                   주시려는

              지혜를 외면했었지

              절실히 필요한 때

              보이지 않는 어머니

 

              하아얀 자작나무 숲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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