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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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의 그림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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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4 14:52
Marc Chagall 'Le Printemps' 봄 Original Lithograph
손호연 이승신 모녀 시인의 집
  

벽의 그림을 보면서
                                                                         1999  5  7

벽의 그림을 보면서 깊은 밤 거실에 나와 앉아 있을 때가 있다  고요한 시간 벽에 걸린 몇 개의 그림을 본다





그 그림은 유명한 화가의 것도 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이의 것도 있는데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이 지금은 다 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소질도 좀 있어서 여중고 미술부장도 했으며 미대를 가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미술을 전공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그림에서 손을 놓게 되었다





그 후 미국에 살면서 벽에 그림 장식도 할 겸 내가 그려서 붙여 보자는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붓을 다시 잡고는 처음 유화를 그려 액자도 직접 만들어 걸어 붙이고는 흐뭇해했다





그러자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낭만적인 그림이 있는 와싱톤과 뉴욕의 갤러리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흔히 아는 대가도 있고 이름은 없지만 그 사랑스럽고 살아 꿈틀거리는 그림을 보며 그 경지까지 가는데 드는 고통을 이겨낼 인내가 나에게 부족하겠다는 걸 느꼈고 다른데 아끼고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그 혼이 깃든 그림 한점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오래 묵은 작가의 그림 어느 한 부분이 내 마음을 끌어서 모으게 된 몇 점이 지금 벽에 걸려 있는 것이다



'전쟁과 평화'‘책을 읽는 여인’‘베니스의 결혼식’‘이태리 여인숙’‘인형 기우기’등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만난 적 없고 그 생애에 대해 아는 거라곤 하나도 없는데 늘 함께 하는 가족의 다정함을 느낀다 그들은 모두 살아서 숨을 쉬고 나와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 마주보고 그들과 대화를 하고 있으면 그들이 그 시대에 살며 받았을 삶의 고통과 기쁨 그리고 견딜 수 없었던 고독이 상상이 된다

'눈 오는 거리’의 저 겨울 풍경은 외롭고 마음 아픈 어떤 한 겨울을 이겨내려고 몸부림치면서 그린 것은 아닐까, 핑크 빛 꽃을 단 모자를 쓰고 책을 보는 저 아름답고 순한 여인은 작가가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이었을까  그냥 바라다보면서 상상의 날개를 펴면 나는 영락없이 그 속에 빠져 들게 된다 와싱턴에 살 때는 시내 국립 미술관은 물론 다른 도시들 미술관의 특별 전시회를 참 많이도 보았다




인상파 천재 화가 ‘고흐 사후 100주년 기념전’과 ‘인상파, 후기 인상파 아넨버그 수집 컬렉션전’등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바로 어제 그린 듯 살아 움직이는 색깔과 구도와 형태와 그 디테일한 텃치는 나와 거기에 모인 사람들을 완전히 압도했다  그리고 넋을 잃게 했다  서로 다른 특징이 있는 세잔느 고흐 모네 르노와르 드가 마티스 보나르 뷔야르 피카소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데도 분명히 거기에 살아 숨쉬고 있었고 100 년 후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그 앞에서 감히 고흐의 그림 하나가 8천만불이 넘게 경매되었다니 그 그림 전부는 대체 돈으로 얼마나 될까 하는 '속된’생각을 할 수는 없었다  혼신을 다해 그린 그 그림들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겸허하게 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을 주었다



지금도 나는 세계 어디를 가든‘미술관’만은 꼭 가보려고 노력을 한다 그것은 그 곳의 의식 수준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한 예술가가 온 생명과 영혼을 바쳐 그린 명작을 단 몇 분만이라도 봐주지 않으면 양심에 걸려서이고 내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이고 또 여직 얼마나 쓸모없는 것에 정력과 정신과 생명을 주어왔던가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제는 오랜 미국 생활을 떠나 수 십년을 살아 온 필운동 집으로 돌아왔다 생각하면 미국에서 그리워했던 것은 고국만이 아니요 어쩌면 인왕산의 큰 바위 얼굴이 보이는 어려서 자라난 마을이요 집이요 그 삶이었는지 모른다



집 앞 정겹던 골목이 대로가 되면서 300 여년이 되는 우리의 고옥이 뭉턱 잘려져 나가 새로 짓게 되었고 위에는 외국인 주거가 그리고 아래에는‘손호연 시인의 문학 코너’와‘예술공간 THE SOHO’를 꾸미게 되었다  미국의 삶 20여 년에 만났고 바라보면서 감동과 위로가 되었고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 그림을 내가 자라나고 그리워했고 그리고 이제 아쉽게도 헐리어 다시 지은 공간의 벽에 걸고 또 바라보면서 화가의 영혼과 내 영혼의 만남을 생각해 본다  내게 위안을 주었던 그림을 이제 공개하면서 그것을 그린 작가의 엄청난 인내와 사랑과 열정 그 따스한 심령까지도 함께 공개를 한다 



그저 좋아서 세계 각지에서 이들을 구해 어깨에 메고 왔던 한 수집가의 순박한 마음과 자라난 환경이 전달되어 현대를 살아가는 지친 영혼에게 힘이 되며 영혼의 건강을 지키는 항균체의 자라남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나는 오늘도 벽의 그림을 보면서 기원해 본다



그림 속에 살아있는 그 삶과 영혼을 가슴으로 바라보는 겸허한 순간 ~
손호연 이승신 모녀 시인의 집 GRAND MASTERS’GRAPHICS AND CERAMICS EXHIBITION ‘예술 공간 The SOHO’의 기획전, 세계의 거장 Picasso Chagall Miro Renoir Degas의 판화와 도자기전을 가집니다 


이들은 판화 도자기 조각 회화 등 모든 미술 분야에서 큰 공적을 남긴 20세기 최대의 거장들로 Picasso의 ‘전쟁과 평화’‘소’‘부엉이’‘얼굴’등 도자기, Chagall의 여인과 꽃과 성서 이야기 또한 Miro의 환상적인 색채와 각자 특유의 자유분방한 선이 어우러져 그들이 전하는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가 시공을 초월하여 따뜻한 휴먼 드라마로 다가옵니다 





These Grand Masters which need no introduction are known as the greatest artists of the 20 century. Picasso, Chagall and Miro excelled in the various fields of art such as graphics, sculptures and paintings. Picasso‘s ’War and Peace’graphics, ceramics such as ‘Toros’‘Pitcher with Leaves’and ‘Hands with Fish' Chagall's Woman, Flowers and the Bible Stories and Miro's mysterious colors still convey their messages of love and hope to the world and these pieces will spread their warm humanism throughout the time & the space

 

 

Marc chagall   -  화가와  모델
손호연 이승신 모녀 시인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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