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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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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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5 16:11

 

 


                                                                                               2013   5   27

 

   

편운 동산

 

  

화창한 5월 안성, 시인 조병화 선생의 고향집을 찾았다

가신 지 벌써 10년

그 10주기를 시인들과 그를 사모하는 이들이 모였다 

 

정말 부지런하시어 일생 시집만도 52권을 내신 게 우선 놀랍다

 

부러운 것은 대한민국 예술원회장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 세계시인대회 계관시인으로 생전에 고향 집을 3천평으로 늘리어 거기에 손수 문학관을 지었고 자신의 문학상을 제정하시고 많은 제자를 길렀을 뿐 아니라 고향의 어린 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었고 가신 후의 일을 미리 혼자 다 준비해 놓으신 것이다

내 짧은 생각으로는 하시고 싶은 것 원 없이 다 하시고 사랑 존경 다 받으시고는 이제 고향 집 뜰에 수 십년 그리시던 어머니 곁에 나란히 누워 계신 복 많은 분이다

물론 근현대 어려운 시절을 사셨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려 피나는 노력을 하셨을 것이다

 

너무 쉽고 시의성이 부족하다는 일부 비난도 있었으나 그 서정성과 실존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싯귀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리는데 큰 공헌을 하셨다

 

나도 그 덕을 보았다

 

미국에서 20 여 년

TV 방송일과 신문에 글을 썼고 당시 한국의 시인도 제대로 몰랐을 때인데 하루는 신문에서 국제 펜클럽 한국 회장이 조병화라는 기사를 보고는 편지를 냈다

 

아버지 갑자기 가시고 어머니가 쓰러지셨는데 평생 시를 쓰신 분이 몇 해 시를 놓고 계시니 연락하시어 국제 펜대회에 같이 가주십사 하며 어머니는 한국에서는 모르나 일본에서 대가로 알려져 있다고도 했다

편지 감사합니다. 어머님에게 곧 연락하겠습니다 라는 엽서가 와싱톤 내 집으로 왔다

 

걸핏하면 입원을 하실 제여서 펜대회에 가셨다는 말은 못 들었으나 참 효녀딸을 두셨네요 라고 하셨다는 말을 많이 좋아지신 어머니에게 후에 전해 들었다

 

귀국 후 구상 시인을 여러 해 찾아가 어머니 시집을 번역해 주십사 청을 했으나 한 줄의 시를 외국어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만 하시어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할 수 없이 내가 들어서 일어 번역을 하는데 무려 4년이 걸린 적이 있다

 

책 뒤의 추천 글을 부탁했고 어머니의 내용을 잘 알아 쓰신 걸 보면 그간 서로 교류가 있으셨던 게 분명하다

어머니의 방 벽에는 조병화 시인의 유고슬라비아의 아카시아 그림이 걸려 있기도 했다

 

손호연 시인의 한국어 시집 "찔레꽃 뾰족한 가시 위에 내리는 눈은 찔리지 않으려고 사뿐히 내리네" 의 출간기념회가 2002 년 10월 '손호연 시인의 집'에서 있어 다시 또 혜화동 시인의 작업실을 찾아갔다

그 날 축사를 해주십사 하니 목을 잘 못돌리시며 아파서 할 수가 없다고 하여 그리신, 바닥에 놓여진 그림들을 찬찬히 돌아보고는 이쉽게 헤어졌고 그리고는 몇 달 후 불현듯 가셨다

 

지난 해 아드님 조진형박사가 혜화동 집을 안내하여 시인의 침실과 그리신 그림들을 보고 시인의 무대인 혜화동 빵집 밥집 우체국 작업실 등을 바라보며 그리고 가끔 이렇게 안성 시인의 집 무덤 앞에서 나만 아는 오래된 추억을 떠올리며 그 열정과 감성 그리고 그 영성의 힘을 느껴 본다

 

내 식탁 위에는 시인이 그린, 보랏빛 하늘을 배경으로 한, 두그루의 나목이 앞면에 있고 그 뒷면에 1989년 11 21일 조병화 라고 쓰여진 빛 바랜 엽서가 꿈인듯 나를 바라보고 있다

  

  

님은 가신 뒤에 시인의 부군다워라  들국화에 묻혀서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삶인가  그 길을 헤멜 때 나는 그저 뜰만 거니네

 

  

 

                                                         조병화 시인 글에 고른 손호연 시인의 단가 2 수

 

 

 


어머님 심부름으로 이 세상 나왔다가 이제 어머님 심부름 다 마치고 어머님께 돌아왔습니다 - 조병화의 꿈


아  조국의 하늘이 나의 하늘이로다 - 조병화 시인의 대한민국 금관 문화훈장 기념비,  무덤 곁


경기도 안성,  편운 조병화 시인의 고향 집 뜰에 있는 그의 묘 앞에  시인이 앉다  -   2013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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