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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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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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5 15:33

 

 


                                                                                                       2013  2  28 

  

 

시비 詩碑

 

 

그대여 나의 사랑의 깊이를 시험하시려 잠시 두 눈을 감으셨나요

 

1997년 6월 일본 아오모리에 세워진 시비에 새겨 있는 어머니 손호연 시인의 시다

 

1941년 17살에 동경 유학 길에 오른 손호연은 사사키 노브츠나 라는 시성에게 사사를 하고 귀국 후 일생을 한국에서 시를 지어 6권의 시집을 냈으나 가실 제까지 한국에 알려지지 않았고 일본에서도 잘 알려지게 된 것은 반세기가 훨씬 넘어 이 시를 포함한 '제 4 무궁화' 사랑의 시집이 나오면서부터로 가시기 겨우 7, 8 년 전의 일이다

 

손호연의 시집은 1943년 '호연 가집' 첫 출간 후, 무궁화 1 2 3 4 5 로 나가게 되는데 우리의 꽃인 그 제목도 아버지가 지은 것이라 하고 아버지 갑자기 가신 후 쓰러져 피를 토하듯 쓴 이 시를 포함한 많은 사랑의 시가 일본 열도의 심금을 울렸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배운 일어로 표현하는 것이 더 익숙한 어머니가 해방이 되자 왜 남의 나라 말로 쓰느냐는 소리도 들었지만 끝내 아름다운 단가를 포기하지 않고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첫째가 아버지의 외조다

시비의 시를 다시 보며 아버지 가신 후 어머니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도록 아버지가 마지막 외조로 부러 일찍 가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버지 가신 지 만 30 년. 그를 닮은 나는 아버지가 그립고 그리워 어머니가 전혀 알려지지 않아도 좋으니 아버지가 부러 일찍 가시지 않았다면~ 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

모르는 사람들은 나같은 효녀가 없다고 하지만 그게 아니고 그저 아버지 해 오신 것을 조금 따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꽃 피는 계절과 단풍의 가을에 갔었지 겨울엔 처음인데 눈이 높이 쌓여 있어 그 곳을 돌보는 쯔꾸다씨가 나를 위해 눈을 많이 치웠다

바로 그 앞 700석 좌석의 홀이 두개나 있는 문화 플라자에는 입구에 어머니 커다란 사진과 고이즈미 수상이 2005년 한일 정상회담에서 읊은 평화의 시 한수가 한일 양국어로 커다랗게 붙어 있다

 

절실한 소원이 나에게 하나 있지 다툼 없는 나라와 나라가 되어라

 

태평양이 바라다 보이는 시비 바로 뒤에는 100년 후 열 캡슐에 어머니의 귀한 자료들이 들어 있다

서울 집의 흙을 가져가 그 흙과 어우러지게 뿌리셨고 어린 무궁화 10 그루를 가져가 손수 심으신 것이 자라나 한 겨울 눈을 이고 섰다

일본 혼슈 제일 북단 태평양 가에 늦봄이 오면 아름다운 우리의 무궁화가 피어날 것이다

 

한국 시인의 시비를 바다 건너 독자들이 거기에 세운 것과 어머니의 이런 사랑의 시는 물론 일생 이웃 나라와 그리고 인류가 싸움 없이 평화로웠으면 하는 간절함을 기품 있는 시를 통해 일생 표현해 온 의미가 이 곳에 서면 소리 없는 소리로 들려 온다

 

캄캄해잔 밤, 얼어 붙은 시비를 나는 엄마의 몸같이 어루만지며 녹였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 그리고 얼굴에 눈물처럼 내리는 눈을 맞으며

 

 

 눈과 사과, 온천과 호반의

 그 마음 따스한 마을

 혼슈 최북단의 아오모리

 

 

 

 어머니 시비가 몸처럼 서 있는

 그 문학의 고장엔

 늦봄에 벚꽃과 무궁화꽃이 피었었지

 

 

 

 동북 해변의 어머니 시비

 거기에 뿌리신 한국의 흙

 그 우정 쓸려갔나 가슴 졸였네

 

 

 

 

   이 시비의 광경은 3월 1일 삼일절 특집 다큐로 아침 11 시 KBS 9 에 나오게 됩니다

 

 

 

 

 


설국 아오모리 손호연 시인 시비 눈치우기

 
손호연 시인 시비 눈치우기

 
그대여 ~ 아오모리 손호연 어머니 시비 앞   201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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