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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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음악제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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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06 18:21

 

 

 

                                                                                                                      2017  8   3

 

 

이승신의 로 쓰는 컬쳐에세이 

 

 

                                            한 여름 밤의 꿈

 

네 번째 오니 이제는 평창의 알펜시아도 익숙해졌다.

올 해로 벌써 14번째를 맞는 대관령 음악제 (2017 7 26 - 2017 8 6) 는 내년의 평창 겨울

올림픽을 의식해 평창대관령 음악제로 지난 해부터 평창 이름을 더했다.

 

35, 6도를 오르는 서울의 폭염에 소매 없는 옷만을 가지고 오니 평창과 용평은 아침 저녁이 19도여 앗 추워~ 소리가 절로 나온다. 신선한 공기에 어디를 보나 푸른 신록 그리고 거기에 알펜시아 콘서트 홀과 하얀 돔 스타일의 뮤직 텐트가 있다.

 

신수정 손열음 김다솔 Norman Krieger의 스메타나 듀오 피아노가 7월 26일의 개막을 알렸고 몇 해 전 서울의 '손호연 이승신 모녀시인의 집'에서 독주회를 가진 김한의 성숙해진 클라리넷이 있었다. Borodin Quartet 의 쇼스타코비치 4중주와 음악감독인 정명화, Lluis Claret, Laurence Lesser의 첼로 3중주도 편안하고 성숙했다.

 

28일 저녁, 또 하나의 음악감독인 정경화의 바이올린은 표가 동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그만의 독특한 음악을 감상할 수 없어 유감이었다.

 

올 여름 음악제의 테마 나라는 러시아, '볼가강의 노래 Great Russian Masters' 가 이번 축제의 타이틀이다. 러시아는 수 많은 뛰어난 클래식 작곡가들을 배출했고 웅장한 나라답게 그 스케일의 넓이와 깊이가 다르다.

 

29일과 30일의 러시아 마린스키 Marinsky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일품이었다.

바로 직전까지 독일의 바덴바덴에서의 성공적인 연주 기사를 보아서 아마 이번엔 약식 마린스키 려나 한 생각도 있었으나 풀 오케스트라에 14명 최고 수준의 오페라 가수들 그리고 우리의 국립합창단까지 백여 명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3개의 오렌지를 사랑함 The Love for 3 Oranges' 오페라는 국내 초연 Korea Premere 로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동화의 스토리를 러시아의 Prokofiev가 작곡한 것인데 뒤 배경에 뜨는 자막의 이야기가 코믹하여 재미있고 스피디하고 가수들의 성량이 대단했다.

 

무대 위에 오케스트라가 있고 배경무대 없이 오케스트라 앞의 좁은 공간에서 오페라가 연출되는데 자연스런 연기에 무엇보다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한 사람 빠짐없이 탄탄했다. 예술은 어느 분야건 결국 실력이 판가름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힘에 넘치는 뛰어난 음량과 기량도 기대이상이었다. '게르기예프의 마린스키' 라고 신문에 소개되어 그의 등장을 기대했는데 무대로 나온 지휘자는 젊은 조르벡 구카에프 Zaurbek Gugkaev였다. 게르기예프에게서 지휘를 배웠다는 그의 외조카로 그의 열정도 대단하다.

 

발레리 게르기예프와의 또 한번의 만남을 기대했었다. 2010년 7월 쌍 뻬쩨르부르그의 백야 음악제에서 그를 만났기 때문이다.

2007년에 세워진 현대적 마린스키 음악당에서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차이코프스키 비창 6번을 들었고 피아노 독주로 나온 한국에서 못들어 본 10살의 소녀 임주희의 연주에 놀라 무대 뒤로 간 적이 있다. 모두들 임주희에게 '어떻게 그리 잘 하느냐, 손가락이 이리 짝은데' 하며 몰려 있는데 저 구석 한켠에 게르기예프가 홀로 서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다가가 그와 인사를 나누며 세계적 거물로 '21세기 카라얀' '음악의 짜르' 라는 그도 이리 외로울 때가 있구나 라는 걸 느낀 순간이었다.

 

올 해의 쌍 뻬쩨르부르그 축제를 바로 마친 그 마린스키가 먼 아시아 평창으로 날아와 공연을 한 것이다. 좁아진 세상이다.

 

30날엔 마린스키 몇몇 가수가 남아 아리아를 불렀는데 뒤판에 자막이 나오지 않아 몹시 아쉬웠다. 가사가 있어야 작곡이 되는 것이고 모든 예술의 시초와 기본이 서사인 시詩라는 생각을 할 때에 저 멜로디에 우렁차게 그리고 애절하게 부르는 시의 내용은 과연 무엇이기에 저런 소리와 표정를 짓는 것일까 를 내내 생각한 공연이었다.

 

그때의 열살이 17살이 되어 이번에 쇼팡 협주곡 1악장을 친 임주희도, 훌쩍 자라난 경쾌한 몸짓의 클라리넷 김한과 함께 장하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우리가 우리의 일상으로 바쁜 동안 저들은 쉼없이 실력을 끌어 올리고 이 곡을 지은 오래 전 작곡가의 그 뜻은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되새기며 산고의 시간을 보냈으리라.

 

평창대관령 음악제는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12일간 계속되는 동안 공연 후 로비는 물론

식사시간, 근처 밥집에서 첼로 비올라 바이올린을 하는 연주자들을 곧잘 마주하게 된다.

 

해마다 참여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그의 멋진 의상을 누가 만드는지 알려주었고 독일어보다는 영어를 쓴다는 하노버의 삶을 말해 주었다. 글도 쓰는 그는 언젠가 음악가의 외로움을 적었던 것이 기억에 있다.

 

나가미네 일본대사 부부도 다시 만났다. 지난 번 벳쇼대사는 나흘을 묵어 함께 했었고 이번은 한번 공연만 참석하여 의아했는데 시골 뉴스를 후에 보니 북한의 핵 미사일이 한 밤에 터진 것이다. 네델란드에서 부임하자마자 부산 위안부 동상으로 본국에 소환되고 북이 계속 핵실험을 해대니 일본인들 공연을 볼 겨를도 없을 것이다.

 

'3개의 오렌지를 사랑함' 의 여주인공 니나테 Ninetta 공주역의 Margarita Ivanova 와도 오페라 공연 후 유쾌한 대화를 나누었다. 모든 가수가 쌍 뻬쩨르부르그에서 왔다며 음악과 미술에, 운하에, 고향 자랑이 끝이 없다. 밤이 하얗던 운하 도시의 기억이 새롭다.

 

핵 미사일이 세상을 흔들지만 한 여름 선선한 곳에서의 음악제는 여전히 꿈 같고 예술과의 만남, 그 예술을 통한 세계인과의 만남은 귀한 것이었다. 

 

 

           보기 전과 본 후는 달라야 한다 그 소리 그 싯귀 그 몸짓 아아 그 에스프리





 

 
알펜시아 뮤직 텐트  - 강원도  평창    2017  7  30 저녁 7시

 

 마린스키 공연의 오페라 가수와 지휘자 , 젤 왼쪽에 고려인 연주가가 보인다  - 평창   2017  7  30 

 

   마린스키 오페라 아리아 가수들   -  평창   2017  7  30   

 오페라 주인공 니네타 공주역의 마가리타  - 2017  7 29 

 

   발레리 게르기예프  - 마린스키 음악당   2010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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