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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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공잉 寶嚴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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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6 16:40

 

 

                                                                                  2016  12  25

 

 호공잉 寶嚴院

 

롯데관광의 기획인 '이승신 시인과 떠나는 교토 감성문학기행'으로 사흘을 교토에 갔다.

그때는 천년의 고도古都 교토의 모미지 단풍의 절정기인데 우리의 해외여행으로는 가장 비수기여서 열분이 모였지만 움직이기에 아주 좋은 숫자였다.

나의 몫은 '교토와 문학' 강연 뿐이었는데 짜여진 일정을 보니 좀 미비한 스케줄이었다.

관광에도 격이 있다. 시인과 함께 하는 여행을 택한 분들이라면 처음이 아닐 테고 안목과 수준이 있을 터이다. 

교토는 어느 철이나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 오지만 일년 중 관광객이 가장 많이 오는 시즌은 역시 늦가을 단풍철이다. 교토 인구가 백 십만명이 조금 넘는데 내국인을 포함해 일년에 5천 6백만명이 다녀 간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인들이 소문을 듣고 와 방이 품귀 상태이다.

철따라 가야할 곳을 조금 아는 나는 기존의 일정을 버리고 시간상 조금 무리이나 12군데를 뽑았다. 기온의 시라가와 白川 쇼렝잉 고다이지 엔도쿠잉 산넹자카 기요미즈데라 시센도 엥코지 기타노텐망구 아라시야마嵐山의 치쿠린 노노미야 호공잉, 거기에 방이 귀해 한시간 거리인 비와코,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로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에 머물게 되니 그 호수까지 동시에 볼 수 있고 온천 료깐이니 참 잘 된 것이다.

이미 몇 번 방문한 분들이 가는 곳마다 처음이라고 했고, 20여 년 교토를 가이드 한 사람도 다 처음 보고 듣는 곳이라 했다. 다행히 내가 오래 전 처음 보고 놀라고 감격한대로 그들도 일생을 잊지못할 것이라며 감격해 했다.

교토는 다시 오고 싶어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천년너머 수도인 교토를 돌아보기에 사흘은 너무 짧은 것이나 마침 단풍철이어 단풍이 아름다운 위주로 택했다. 넋을 잃고 바라들 보았다. 다 보인 후, 그 중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드냐고 물으니 많은 분이 쇼렝잉을 1위로 뽑는다. 그 품위나 아름다움이 마땅히 그러하나 그 신비롭기로나 황홀함으로는 단연 아라시야마嵐山의 호공잉寶嚴院일 것이다. 

아라시야마는 교토에서 한 30분 거리로 아라시야마 산이 있고 가쯔라桂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다. 옛 귀족들의 별장이 있고 초일류 호텔과 맛집과 화려한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하다. 거기에 유명한 덴류지라는 큰 사찰이 있고, 호공잉은 바로 그 곁에 보물처럼 숨겨진 정원으로 일년 중 단 한번 단풍철 한때만 공개한다.

동지사대를 다닐 때 시간도 잘 없었지만 버스 전철 전차로 세번이나 갈아 타야해 잘 못 갔는데 지난 해 12월 아라시야마 산을 바라보며 산책을 하다 거기에 긴 줄이 섰기에 나도 한참을 기다려 들어가니 세상에 이런 비경이 있을까 싶게 황홀한 풍광이다.

수 많은 단풍나무가 하나같이 품위있으며 그 가운데로 가느다란 냇물이 굽이굽이 흐르는데 12월에 깔린 두터운 벨벳만 같은 연두빛 이끼에 눈이 부시다. 어느 각도를 바라보나 아름다움이요 놀라움이다. 작은 시냇물에 걸친 1미터 다리를 건너면 그 곳의 상징인 이끼낀 사자바위가 있다. 다른 커다란 정원에 비하면 아담한 정원이나 레이스처럼 땅끝까지 늘어진 단풍이 바람에 날리고 걷는 길 곳곳마다 사랑스러움에 눈길이 간다.

처음 본 지난 해에는 밤 야경까지 연거퍼 세번이나 가 꿈처럼 그 속에 몸을 담은 적도 있다. 같이 한 팀이 표현이 적어 천년을 내가 이리 만들고 심고 키우느라 애썼는데 어때요? 우스개 소리를 하니, 여기 다시 돌아보면 안될까요?  그 한마디로 감격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기막힌 그 오색의 단풍은 져내리겠지만 눈과 가슴에 새겨진 그 정경만은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관광 수준도 이제는 먹고 자고 겉핡기로 둘러보는 수준을 지양하여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며 느끼는 수준으로 끌어 올릴 때이다.

짧은 시간, 역사 깊은 교토의 속살을 들여다 본 것은 행운이었다

 

              아라시야마

               호공잉의 태고적 가을 빛 정경 그 깨달음을 가슴에 새기네


               첫 사랑처럼

 



 호공잉寶嚴院 의 입구  -  아라시야마  2016  12  4 

 

 

  





 5백년 단풍나무에서 떨어진 붉은 잎과 이끼낀 사자바위  - 아라시야마 호공잉  2016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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