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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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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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08 08:28

 
                                                                   2015  4  29 

 

 

      도시샤同志社 대학에서  

 

 

공부란 철이 좀 들어서 해야 하는 것이다

30여 년만에 대학에서 다시 공부를 하면서 드는 생각이다

 

적당히 지난 경력으로 객원교수 자리 하나 얻어 여기저기 다니며 글을 쓸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일본, 미국에서 한국 객원교수는 골프치고 여행하며 연구를 안한다는 말도 들었지만 다시금 공부하는 학생이고 싶었다

 

아마도 동지사 대학의 최고령 학생으로 12과목 12교실을 찾아다니며 12교수를 만나고 일어도 다 모르면서 일본 대학에서 이런 하드 코스를 매일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한국에서 대학 다닌 생각과 미국의 죠지타운, 시라큐스 대학원 다닌 생각이 나며 서양과 한일의 전혀 다른 분위기를 속으로 비교해 보게 된다

 

영하 10도였던 서울의 3월을 떠나 일본을 옆집 쯤으로 생각하고 오니 매 봄 놀라지만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서울의 일상에 밀리다 공부와 마음의 각오도 못하고 책 몇개, 옷가지 몇개 들고 와서는 외국인 등록, 건강보험, 건강검진 등등에서 구해 놓은 작은 방에 새 살림 장만하는 것까지 보통 일은 아니었다

 

그러다 오래 전 국민학교 다닐 때처럼 4월 초 학기가 시작되었다. 등록 절차에서 실력을 보기 위한 첫 시험과 인터뷰에서부터 나는 그들의 꼼꼼함과 면밀함 그리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예의에 그간 그들을 좀 안다고 생각했음에도 아주 놀라기 시작했다 

 

한 예로 시험을 보는데 집에 안경을 놓고 와 허락을 받고 도로 가 가지고 와 나만 단독으로 치루게 되었다. 이튿날 인터뷰를 또 하자고 하여 시험성적과 관련있는 줄 알고 걱정을 했는데 안경으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평시의 눈과 지금의 눈을 이야기해 보라고 하는데 나는 일생 눈이 좋았는데 한 2년 전부터 글을 볼 제 돋보기를 쓰게 된 아주 단순한 것이었음에도 그 질문만도 몇 단계를 거쳐 했다

 

클래스의 공부도 한국, 미국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세세하고 디테일하다

학생이 교수 보기에 뭔가 필요한 듯 보이면 그에 관련한 자료를 찾아 그 이튿날 꼭 전해 준다. 그렇게 내가 받았고 그 예리한 눈에 다시 놀란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받았을 이들의 교육과 일본의 작금 정치와 세계 외교전략의 치밀한 바탕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오랫만에 집중해야 하는 공부도 그렇지만 일어를 다 모르는 사람이 클래스마다 다른 성격을 대하고 매번 퀴즈에 시험에 숙제에 고전하고 있으나 그러나 그 내용이 재미있다.  철이 좀 들고 와 그런 것일까

 

7살에 시작한 어려서의 공부는 무조건 나이대로 주루루 따라간 느낌이다

멋도 모르고 학교를 다녔고 대학을 갔고 금방 시집을 안가니 미국 유학을 간 면도 있었을지 모른다

 

문학 작품에 나오는 교토의 그 유명한 가모가와 강변이 바로 앞이고 시장이 바로여 집이 좋은 위치이나 빛이 안들어와 갑갑인데, 7분을 걸어 대학만 들어가면 캠퍼스에 햇빛이 쏟아지고 이 학교의 상징인 매화와 아름다운 자태의 여러 벚꽃이 그간 나를 화안하게 맞아주었다

100년도 너머 전 지은 고색의 벽돌 채플 곁, 우리의 시인 윤동주와 정지용의 시비에 새겨져 있는 시는 나를 언제나 숙연하게 한다

 

이런 하드 코스를 택하지 않았어도 그 깊은 역사와 신앙, 문화의 기가 쏟아져 내리는 이 한가운데에 서 있기만 해도 많은 깨우침이 있었을 것이다

 

일본어를 기본으로 하고 글쓰기 등을 택하고 있는데 문장론 첫 시간에 미소가 가득하고 겸양을 갖춘 여선생의 첫 마디가 '여러분, 마음의 지도를 들어보셨습니까, 마음에 지도를 가지셔요 '

 

'마음의 지도' 라, 나는 그 말에 큰 감명을 받았다

그간 뭘 좀 안다는 듯 가르치려 들었는데 이리 파아란 청년들과 함께 새로운 배움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보게 되니 생각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는 듯도 하다

 

서울 떠나기 조금 전 프랑스의 국민 의사라는 Dr. 살드만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건강과 행복에는 음식 운동 사랑 신앙 등 여러 요소가 있는데 그만큼 중요한 것이 새로운 시각, 새로운 일, 새로운 삶, 새로운 나라로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끝도 없는 일상으로 망서리다 떠났으나 긴장 속에 새 삶이 보이는 듯하다

 

 

 

꽃그늘 아래 생판 남인 사람은 하나도 없네

 

                                                                            잇사 고바야시
 

 

 

 

 

 

 

내가 공부하는 도시샤大 네 건물 중 기중 많이 드나드는 코후깡 弘風館

도시샤대 졸업식에 남학생은 양복, 여학생은 좀 짧은 치마의 하까마를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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