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본문

산山

  • 비추천 0
  • 추천 0
  • 2013.08.24 16:06
 
이승신의 시로 쓰는 컬쳐에세이 Culture Essay
 
 

Juan Miro, 'Hammer without the Owner',  Lithograph
손호연 이승신 모녀 시인의 집
 
 
 
 
나는 보통은 에베소서, 고린도 후서 또는 로마서 같이 어딘가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고 그 말씀의 뜻을 새겨 보지만 오늘 아침같이 혹시 오늘은 하나님이 내게 무슨 특별한 말씀을 주시나 하고 두꺼운 성경을 아무데나 척 펼쳐 볼 때가 있다

시편 48장 1절이 열렸다
‘여호와는 광대하시니 우리 하나님의 성, 거룩한 산에서 극진히 찬송하리로다.’

아- 그렇구나
산은 하나님의 성이구나, 그래서 산에 오르면 편안하고 하나님이 나를 감싸안아 주시는 기분이 드는구나   내 아버지의 집이 산이니까, 내가 거길 자꾸 가고 싶어지는구나

내가 산에 다시 가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다 서울에 온 직후였다
워싱톤 우리집은 시내에서 불과 몇 분 거리인 뒤는 숲이요 아름다운 시내가 흘렀다   나의 침실, 커다란 창 밖으로 내다 보이는 키 큰 나무들은 늘 보아  정이 들어 마크  필립  안드레 라고 이름까지 지어 불렀고 그 사이로 사슴 한 가족이 유유히 지나가는 여유로운 풍경이었다

그리도 그리워했고 한국 TV 방송의 바바라 월터스가 되어 세계화를 시켜 달라고 조국에서 스카우트 되어온 서울은 시각적으로나 영적으로 갑갑했다  시간만 나면 숨쉬러 숲이 있는 시골로 달려 나갔다  그러다 어느 날 구기동 북한산 골짜기를 만났고 그때부터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주로 집 근처의 인왕산 북한산 안산이지만  시골 산도 자주 올랐다   얼마 전에도 강원도 구룡산 소금강 무릉도원 주전계곡에서 숨을 쉬다 왔다

난 그게 내가 미국의 숲과 자연 속에 오래 살다 시멘트 건물과 간판이 빽빽한 서울에 갇혀 있어 그렇거니 헸는데 이제 보니 인간살이 마을에서 하나님의 성인 산에 오르니  영혼이 하나님의 생명과 평안을 느끼고 날아가듯 자유로워져서 인걸 새삼 깨우쳐 주는 아침이다

전화가 계속 울리고 오늘의 스케줄도 만만치 않지만 우선 광대한  아버지의 성  거룩한 산으로 이 아침 인왕산 중턱까지 올라 가보자
 
그리고 그 성에서 극진히 찬양하리라
 
하늘을 우러러
 
 



추천 0 비추천 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다음요즘 싸이공감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댓글목록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