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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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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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03 14:56

 

 

 

 

비 오는 Chateau de L'Islette                                                              2014    6  29

 

 

 

             이슬렛성 Chateau de l'Islette

 

 

 

조각가로 세상에 가장 많이 알려진 로뎅 Auguste Rodin을 주로 미국에 살며 보았지만 내가 실제로 그에게 가슴에 와닿는 큰 감동을 받은 것은 러시아 쎙 뻬쩨르부르그의 에르미타쥬 미술관에서다

 

그렇게 끝도 없이 큰, 온갖 것을 다 모아놓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흥미없이 걷다가 어서 나오고만 싶은데 몇 층에서인가 아담한 조각대 위 하얀 거친 돌 상부, 그 속에서 솟아오르 듯 나오고 있는 포옹한 남녀 한쌍이 내 발을 멈추게 했다

그가 한 말이 생각나서이다

 

'조각이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돌 속에 이미 들어있는 걸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다

그건 획실히 이미 그 안에 있는 조각을 작가가 필요 없는 돌을 부스러뜨려 긁어낸 것이다

와  그런 느낌을 분명히 주고 있다는 게 감동이었다

 

피터 현 선생이 머무는 르아르 밸리는 파리 전의 옛 고도답게 성 Chateau가 많았다  그 중 하나가 이슬렛 작은 마을의 로뎅이 애인 까미유 끌로델 Camille Claudel과 4년을 살며 사랑의 열정 속에 많은 작품을 함께 만든 곳이다

 

나는 아직 못 본 영화 '까미유'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미 세상에 유명해진 로뎅이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그의 여성 조수, 까미유와 일을 했는데 소문에는 로뎅의 유명한 작품 거의가 그 천재 조수가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진실은 알 수 없으나 비 속이었고 2대 째 살고 있는 현재의 젊은 성주가 로뎅의 그 로맨스 집을 아름답게 꾸며 최근 일반에 공개했다

불어 해설을 다 알아들은 것은 아니나 현재 오너의 사진들과 함께 가구 옛 인테리어와 현대식 인테리어 침실, 부엌 등 어느 성보다 현대 감각이어서 상쾌하다

 

드넓은 정원에 연못과 강이 흐르고 색색의 장미 꽃향기가 유난히 감미롭다

어디선가 로뎅과 까미유가 튀어나올 것도 같다

로뎅을 기다리며 쓴 까미유의 애달픈 편지와 그에게 끝없는 영감을 주었던 그녀가 만든,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소녀 대리석 얼굴도 놓여 있다

그들의 격정적 사랑의 스피릿이 넓은 성안 공기에서 지금도 느껴진다

 

그 사랑의 스토리와 감성에 접하고 나면 누구나 로뎅의 작품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파리에서 '뮤제 로뎅'을 찾은 이유다

이리저리 찾았는데  전날 프랑스 대사를 만난 우리 대사관 바로 옆이 아닌가

 

또 비가 왔고 파리 한복판, 너른 정원을 품은 뮤제가 다시 나를 맞는다

알맞은 건물 규모에 로뎅의 알짜 작품들이 있고 그가 일찌기 초기에 그린 유화 작품들이 선을 보이며 세계인들이 비 속에서 서울의 토속촌 삼계탕 집 만큼이나 긴 줄에 서 있다

 

마침내 그 안에 들어가게 되면 그들은 느낄 것이다

 

삶과 사랑을 예술로 승화하여 경건하기까지 한 그 작품들을 일생 구상하고 손으로 빚어 남기고 간 것이 감사하다는 걸

그걸 일찌기 알아보고 하드웨어를 이리 아름답고 품위있게 하여 예술가의 깊은 에스프리를 이어주며 세계에 내보이는 그 정부의 안목과 문화 전략의 디테일이 감동이라는 걸

 

촉촉한 벤치에 앉아 멀리 있는 분단된 내 조국의 공기와 문화를 새삼 생각해 본다

 

 

 

 

                    이 삶에

                  우리의 생명에

                   이미 새겨져 있는 조각은 무엇일까

 

                   숨쉬는 순간마다

                   어느 손 하나 있어

                   이기적인 알맹이

                   연약함

                   사악함

                   두려움

 

                   모든 쓸모없음의 알맹이들을 바스러 뜨려

 

                   최후에 

                   드러날 눈부신 그 모습

                   에 이렇게 감동할 이 누구인가

 

 

 

 

 

 

 

로뎅과 까미유 끌로델, 그 사이 조각이 이슬렛 성에 있는 까미유 작품


 로뎅과 까미유가 살던 성의 정원 연못에 비가 내리다  -  l'Islette  2014  5  26


Musee Rodin  로뎅 미술관 입구  -  파리  2014  5  29


파리의 Rodin 미술관 전경 


 Rodin의  '성당'  La Cathedrale  -  파리 Musee


로뎅과 까미유를 연상시키는  '키스'  -  파리 Musee


 Rodin의  대문호 '발작'  -   파리  Musee  2014  5  29


Rodin 미술관 정원의 '3 남자'  해설을 듣는 학생들 -  Paris 


Rodin 의 초기 유화 작품들  -   파리  2014  5  29


 비속에 유난히 향기로운 로뎅 미술관의 장미 정원 - 파리


 Rodin 미술관의 gift shop  -  Paris  Musee


        진한 사랑과 예술혼이 머무는 이슬렛성 Chateau de l'Islette   201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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