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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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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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03 09:12

 





 

 

   아침이어 역광이나  실제론 눈이 부신 핑크                                                          2014   4  19 

 

 

 

                               꽃이 지면 

 

 

교토의 수 없이 많은 정원과 꽃구경 중에 하나만 꼽으라면 그건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나는 역시 고다이지 高臺志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그 아름다움과 절제미와 신령이 함께 하는 듯한 고요함과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바로 그 앞 리키야 라는 료칸에 머물렀고 그 옆 아담한 상점들 중에 서점이 있는데 내 책을 본 여주인이 나를 꼭 보고 싶다고 료칸에 편지를 남기고 갔다 

교양이 있는 그 부인은 자신이 감격한 나의 싯귀를 읊었고 앞의 고다이지에서 자원 봉사도 한다며 어서 가보라고 입장 티켓을 주었다

 

짧은 여정, 갈 곳이 많아 바로 앞 집은 뒤로 미루었는데 900엔 티켓을 들고  긴 돌계단 입구를 오르니 언덕 위 거기에 고다이지가 있었다

 

우리에겐 침략의 이미지이지만 제일 밑바닥에서 정상까지 올라가 처음으로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그 부인 네네가 집을 짓고는 그를 위해 17년을 기도한 곳이다

 

뒤가 히가시야마 東山 산이기 때문에 정원이 높은 언덕받이로 되어 있는데 신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니 아담한 모래 정원이 나오고 거기에 딱 한그루 벚나무가 거의 절반의 꽃잎을 땅에 떨구고 고결하게 서 있었다

아름다움이 지나치면 소리를 못내는가,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고 앉아 그 고매한 아름다움을 고요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을 보았지만 이 봄 처음으로 만개한 절정을 보았다

여전히 세계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나는 다시 만나는 하늘에서 온 한그루의 꽃소식도 보았지만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과 마음을 바라다 보았다

 

그 마음이 순화되고 표정이 온화해지며 영이 맑아지는 듯한 표정도 작품이었다

 

꽃철에는 light up 이라고 교토 여러 곳에서 저녁 조명을 껓에 비추는데 고다이지의 밤 조명은 글로벌 수준의 예술이다

모래 저 속에서 솟아오르는 듯 특이한 설치 미술이 자리하기도 하고  무대가 펼쳐지기도 하고 매해 특별한 아이디어를 내는데 이번은 바다를 상징하는 모래 바닥 세군데에서 영상 예술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프랑스와 세계에서 이 예술을 배우려 와 인턴하는 청년들도 보았다

 

며칠 있다 다시 들리니 하늘에서 내린 그 기막힌 꽃잎들이 땅으로 속절없이 져 내린다

아  아깝지만 어찌 할 수가 없다  360일을 다시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믿음이 있다

기다림과 인내는 길고도 지루하지만 믿음과 소망을 가지면 딱딱한 나무에서 기적 같이 꽃이 피어나듯 불현듯 이루어지고 답이 보이고 우리의 가슴은 어느 결에 따스함으로 다시 채워질 것이다 

 

믿고 기다린다면

 

 

 

                 언제나

                 이루어 내는 건 시간

 

                 맡겨야 하는 건 인간

 

 

  

 

 

 

                                    정원의 딱 한그루 벚꽃을 무릎꿇고 앉아 고요히 바라다 보다

 한그루의 야경 light up과 그 아래 바다를 상징하는 모래에 펼쳐지는 예술

 

                                    꽃  한그루,  그  설치 미술의 야경과  영상 예술

5 분 간의 환상적인 영상이 속도감 있게 계속 펼쳐지는 밤  - 2014   4   6

영상 예술이  하얀 모래 위에 입체적으로 펼져지는 고다이지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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