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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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센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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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21 17:10

 

                                                                                                    2014    3   10

 

 

                                          게 센 누 마

 

 

세계는 많이 잊었지만  3년 전 동일본에 대지진이 갑자기 일어 파도가 인간이 치밀하게 계산

해 세계 최대 높이로 쌓아놓은 제방까지 넘어 수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고 우리도 그간의 감정을 내려놓고 줄을 서 봉투에 기부금을 넣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도 뉴스를 보며 놀랐고 봉투만 주는 것이 맘에 걸려 그 순간 어머니 생각을 하며 어머니

어떻게 했을까

아침 먹고 나간 배우자를 청천벽력처럼 잃고 학교로 간 아이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참사가 이어져도 울음을 속으로 삼키며 조용히 길게 줄을 선 그들을 보았다면 먼저 그 마음을 만져주싶어하시진 않았을까

우리가 천년 전 전해준 한 줄의 시를 그들은 '마음의 고향'이라고 하는데 혹시 그들의 마음을

붙잡줄 한 줄의 시가 나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니의 시비가 눈 속에 서 있을 아오모리에 전화를 해도 통신이 다 끊어졌습니다

파도는 계속 높이 일었고 그렇게 한 수 한 수 적어 본 것이 곧 200여 수를 넘어섰습니다

그것이 한일 양국 신문에 나가고 일본에서 나머지 시도 보여달라는 연락들이 왔습니다

 

편지가 쌓이고 어렵게 한 번역으로 양국에서 두 권의 책이 나왔고 88수를 수첩에 적어 외우고 다니는 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가지 않는 동일본에서 눈덮힌 제방과 새파란 파도를 말없이 바라보았습니다

도시에 불까지 번진 최대피해지 게센누마에서 시낭독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후에 그 소식을 들은 분이 어찌어찌 저를 찾아 3  11 대재난 3주기에 다시 오기를 바랍니다

일상를 끊고 또 가야 하나

그간 한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생각을 했습니다

 

연락을 준 분들은 하나 같이 자기네가 과거 한국에 너무 죄를 지었다고 깊이 사죄를 합니다

기사에 보니 미야기의 한 남자가 마침내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얻어 15키로 산소통을 지고 6미터 찬 수심을 매일 내려간다고 합니다  아내의 시신이라도 집으로 데려 오겠다고

3년으로 그런 상처가 아물어지는 건 아니겠지요

 

인근의 나라와 서로 의논할 것들이 쌓여 있는데  정상들은 아직 만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영향이 양 국민에게 문화와 경제에 많이 퍼지고 있습니다

 

갈등 없이 평화롭기만 하고 그 곳에 서로들 가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마음이 나아졌다면 저는 갈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전혀 그렇지 못하므로 저라도 따스한 마음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일본에 의리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이 좁아진 세계에  조국인 한국의 편만을, 이웃이라고 일본의 편을, 수지 좀 맞겠다고 중국의 편과 세계 그 어느 나라의 편을 들기보다 생명의 편 인간의 편 사랑의 편을 저는 들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생 한 줄의 시를 통한 손호연 어머니의 평화 정신과 저의 시예술을 통한

삶의  의미없기 때문입니다

 

마을과 가족이 사라진 게센누마 시의 근현대 단가 선구자 오치아이 나오후미 시인의 생가에서  '이승신의 시낭독회' 와 스피치를 위해 이 새벽 동일본을 향합니다

 

 

 

                             오늘 나는 미야기의 그대를 생각한다

                             하늘에서 내려보실 어머니를 생각한다

  


                             쓰라린 역사를 다 잊을 순 없지만

                             앙금 내려놓고 성숙한 평화를 기원하다

 

 

                             누군들 고통이 없겠는가

                             누군들 아프지 않겠는가

                             더 큰 아픔에 다가가 귀기울이네

 

 

                             긴긴 혹한  긴긴 아픔에도

                             그대 마음 따뜻하여 봄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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