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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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 -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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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4 18:02

                                                                                              2014   1   3 

 

꼭 1년 전 지난 해 1월 3일  보낸 "이승신의 컬쳐에세이- 안가" 를 보니 시간이 이리  

도 빠른가 하는 생각이 더 듭니다  

새 대통령이 탄생하고 무엇이 달라지고 나아졌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계가 정체된 느낌이지만 우리는 거기에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북의 도발 위협

종북 세력에 만성이 된 듯도 한데  밖에 나가면 우리가 마치 화약고에 살

듯이 보고 있습니다   더딘 복과 갈등의 사회, 이웃 나라와의 관계, 변화와

개혁보다 무언가 꽉 막힘에 통령은 열심히 아놓고 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

지 난감할 뿐입니다

 

그런 중 지난 해 채명신 장군의 휴머니즘, 시대와 세대가 흐를수록 점점 존경을

받게 될 만델라의 예문과 새 교황의 소박함이 떠오릅니다

 

새 해

이젠 우리가 뒤를 돌아 보기보다 미래를 바라보고 이 지구를 책임질 후예들을 생각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모든 것은 우리 각자의 마음 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시간은 자꾸 흘러갑니다

곧 연말이 또 올 지도 모르지요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 에세이     

                                                                                       

                                                                                   2013     1    3   

 



 

                              안가 安家 에서 

 

나는 박근혜 새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본 적은 꽤 있다

 

내가 부모님과 오래 살아 온 한옥이 이제는 길로 많이 잘려 나갔지만 그 고택이 안채에 깊숙이 있던 시절, 대문 가까이 이층 양옥이 있었다. 그 이층의 내 방 베란다에서 지척 거리의 박정희 대통령과 그 딸을 바라본 것이다

1974년 8.15 광복절 대통령의 경축사를 부엌의 식당에서 당시의 흑백 TV로 보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났고 육여사가 쓰러지시고 그리고는 가시고 난 후의 일이다

 

필운동 90번지 우리 집과 마주 하는 앞집은 육여사의 오빠인 육인수의원의 집으로 박대통령의 장모님이 살고 계셨다

나도 몇 번 가 본 적이 있는 그 집은 아래가 차고이고 외부 계단으로 올라가야 현관 입구와 응접실이 된다

그 넓직한 계단을 오르는 대통령 부녀의 모습을 본 것이다

 

대통령이 오실 제마다 집 앞의 몇 백 미터 길을 경호원들이 양쪽으로 막았었는데 좁은 골목을 두고 내가 바로 앞에서 대통령 부녀를 내려다보는 것도 몰랐고 골목 양끝에서 엿을 사먹고 느슨히 얘기만 하는 경호원들이 어리숙해 보였던 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그리고는 얼마 안있어 나는 와싱톤으로 유학을 갔고 새 나라와 공부에 적응하고 그 곳의 일과 삶을 살며 그 광경은 완전히 잊었었다

 

그러나 귀국해 집에 돌아오니 그 집은 인도 대사관이 되었고 다시 9개의 빌라가 들어섰지만 잊었던 그 때의 모습과 한 계단 한 계단 오르시던 박대통령과 딸의 모습이 여러 해 후인데도 그대로 떠올랐다

 

집을 나가며 들어오며 그 자리를 보면 어제이듯 그 생각이 났다

 

지난 해 어느 봄 날 한 5시 반쯤 그 앞을 지나면서 또 그 생각이 나며 집으로 막 들어가려는데 전화가 울리더니 ‘저 박근혜인데요’   나는 그를 알지만 그는 나를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왠일인가 하는 의문도 전혀 없이 수 십 년을 기억하고 방금도 떠오른 그 광경을 구면이듯 앞집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도 반갑게 ‘그러지 않아도 필운동이 외삼촌 사시던 덴데요’ 했다

그리움이 묻어났다

 

그제야 생각이 나 ‘그런데 전화 주신 것이 ~   ’  하니

‘숨을 멈추고’  내 시집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세종시 갈등으로 한창 복잡할 때인데 시를 보는 여유도 신기했지만 무엇보다 나만이 보고 여직 말하지 않았던 광경을, 그것도 본인에게 처음 이야기한 것이 미리 예정이나 되어 있었던 듯 아주 자연스러웠다

 

그가 당선이 된 다음 날 저녁, 추웠지만 동네를 내려가 경복궁 긴 돌담길을 끼고 청와대 앞 무궁화 동산을 걸었다

안가로 박대통령이 1979년에 서거한 곳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고 처음으로 한 것이 그 안가를 허물고 무궁화를 그득 심어 국민에게 공개한 것이다

 

‘무궁화’라는 똑같은 제목으로 다섯 권의 시집을 내신 시인 어머니를 휠체어로 밀면서 2003년 여름, 활짝 핀 무궁화 꽃을 보며 모녀가 마지막 산책을 한 곳이기도 하다

 

말이 없는 안가의 흔적과 청와대를 새삼 바라보며 새로 올 대통령 생각을 했다

청와대에서 나오면 처음으로 좌회전하여 효자동 길로 꺽기 전 바로 앞에 무궁화 동산을 마주하게 된다

 

내가 거기서 어머니 생각이 나듯 그도 그 곳을 바라보며 육신의 아버지 생각에 만감이 서릴 것이다

 

그리고는 다짐할 것이다

그 대통령의 시대를 넘으리라고

 

 

 

         엄마

         이 무궁화 꽃이 엄마 시집 제목 맞지?

         으응~

 

         말이 적어진 어머니

         의 휠체어를 밀며 자꾸 말을 시켰었지

 

         그래~

         그 목소리 들려오는

         무궁화 동산

         피비린내 안가를

         꽃으로 덮을 공원에서

         반짝이는 별을 올려다 본다

 

         어머니 아버지가 보내오는

         깜박깜박 별빛 소식

   

         12월 영하의 밤공기를 뚫고

         내가 보내드리는 소식

 

 

         엄마 ~  새 대통령이 나왔어요

     

 

 

 

 

 

 


 


                                                              영하 15도의  무궁화 동산  -   2013   12   15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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