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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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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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14 16:09

 

 

이승신의 로 쓰는 컬쳐에세이

 

 

1990년 어머니의 "제4 무궁화" 출판기념회가 동경에서 있어 미국서 가 참석하게 되었다

많은 일본 사람들이 감동해 하고 기자들은 어머니를 붙잡고 인터뷰를 했다

아버지 잃고 여러 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아픔을 앓다 나온 첫 시집 출간이었는데 절절한 사랑의 음가슴 울리는 시에 눈시울을 적시며 감격해 하는 것도 놀랐고 여기저기 크게 기사화 된 것에도 나는 놀랐다

 

내가 아는 어머니는 조용하고 정숙한 현모양처 타입으로 우리 집의 스타는 아버지였지 엄마는 내게 그저 엄마였기 때문이다

 

잠시 서울에 온 동안 미국에서 TV 방송인이었던 나는 그것이 뉴스감임을 직감하고 서울의 기자를 전혀 면서 무조건 조선일보를 찾아가 문화부장을 보자고 했다  조선일보를 찾아간 건 구독자 수에 상관 없이 그 마 전 순교자를 쓴 미국의 김은국이라는 작가를 전면에 대서특필했기 때문이다  해외 문학을 그리 대대적알렸다면 글로벌 의식과 문화 의식이 있는 신문사일 것이라고 믿었다

 

접견실에서 기다리니 남성 문화부장이 나타났고 자료와 함께 일본에서의 반응을 이야기하며 우리 독자들이 알게되면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다짜고짜 "일본에서 유명한 게 뭐가 중요합니까" 하여  

"그럼 얼마 전 김은국 전면 인터뷰는 왜 난 거?" 하니 " 그건 영어지요" 라고 했다 

나는  그의 의식에 몹시 놀랐다

 

그렇게 또 10년이 갔다 

바쁜 일정을 따르며 어머니 일은 뒤로 미루고 미루다 가시기 좀 전에야 한 권의 책으사랑의 빚을 조금 갚아 보겠다고 한글로 어렵게 번역해 만들다 그 가치를 그제서야 처음으로 내 자신닫게 되었다

 

2014년 1월 2일  조선일보 '오늘의 인물'로 선택된 걸 바라보며 지금은 돌아간 그 부장의  

4 반세기 전 일언지의 잊을 수 없는 거절의 순간이 떠오른다 

 

내 자신이 충분히 깨달은 후에야 마침내 때가 오게되는 세상의 이치를 새삼 깨닫는 아침이다

 

 

 조선일보                                                                               2014   1   2

 

일본 短歌 시인이신 어머니

원조 한류 스타였지요

 

4개국어로 손호연 시인 歌集 낸 장녀 이승신 시인

나라 잃은 슬픔·분단·전쟁·가족사를 일본 대표 문학으로 노래한 어머니
일어로 써도 한복을 즐기고  日王 낭송회에 입고 가셨지요



 

작별 인사도 없이 그대와 헤어졌노라 그 흔한 작별 인사도 없이

 

누구를 사모하여 능소화는 붉게 타오르나  비에 젖어도 꺼질 줄을 모르고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삶인가  그 길을 헤매일 때 나는 그저 뜰만 거니네

 

 

손호연 시인은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최고의 단가短歌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가란 31음절, 한 줄로 된 짧은 시로 일본의 대표 문학 장르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동경 유학 17살부터 쓰기 시작한 손호연은 2003년 생을 다 할 때까지 63년 간 단가 2000 편 이상을 남겼다  

 

일본 아오모리에 시비 詩碑가 서 있고  일왕이 자작시를 발표하는 '궁중 신년 단가회'에 대가로 초청받기도 했다  2005년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수상이 "절실한 소원이 나에게 하나 있지  다툼 없는 나라와 나라가 되어라라는 손호연 단가를 읊고 그 평화의 정신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승신 시인이 손호연 시인이 살았던 서울 필운동 자택에서 어머니 사진를 옆에 두고

얘기하고 있다  이 시인은 “어머니는 이 곳에서 일생 단가를 쓰셨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이승신 시인은 어머니 손호연을 "한류韓流의 원조"라고 했다 "어머니의 한 줄 시를 일본 사람들이 감격하며 좋아하는데 손호연 단가에는 한국의 역사와 정취가 그득 담겨 있지요 어머니 소원대로 단가의 원류가 한국이라는 것을 우리 국민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 시인은 2002년 처음으로 손호연 시인의 일본어 단가를 한국어로 번역해 책을 냈고 2006년에는 3개국어로 'Son Hoyun Poems & Pictures'를 출간,  2008년에는 사랑의 시만 모아 '러브 레터' 시집을 냈다  2004년 11월 시인의 1주기부터 매해 손호연 시인의 기일에 국내외에서 종합 예술제를 해오고 있다 

 

최근 서울 필운동 '모녀 시인의 집'에서 열린 손호연 시인 10주기 행사에는 단가 연구의 대가인 나카니시 스스무 일본 교토예술대 총장,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 다니엘 올리비에 프랑스 문화원장 등이 참석해 손호연 시인의 대표작인 엄선된 101편을 한국어와 일어 영어 프랑스어 4개국 언어로 펴낸 '손호연 가집' 헌정식을 가졌다

 

손호연의 비극은 일어로 시를 짓는다는 데에 있었다  일제시대엔 한국어를 쓰면 벌을 섰고 해방 후엔  "우리 고유의 시조에 관심을 가지라"  "한글이 있지 않은가"라는 비판을 들었다

 

 "반세기 이상을 매일 온종일 애국자라면 단가 쓰기를 그만 두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고민했으나 1979년 일본에서 만난 단가 연구의 대가인 나카니시 스스무 선생이 '단가는 1400년 전 백제에서 온 사람들이 가르쳐 준 향가가 뿌리이니 부여와 백마강을 가보면 더 좋은 단가가 나올 것'이라고 하여 그 때부터 어머니는 자신이 '우리 민족시의 유일한 후예'라는 자부심으로 단가에 매진하게 되었지요"

손호연의 단가에는 그의 인생 뿐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나라를 빼앗긴 슬픔으로  '나라 잃은 사람만이 알 수 있지 타국 사람은 알 길이 없네  /

바닷 바람에 만국기 나부끼는데 조국의 깃발은 무슨 한으로 우는가 ' 라는 단가도 있다

 

손 시인이 1999년 일본 국회 헌정회관에서 한 특강에서는 "조국을 잃었던 날들의 경험과 독립, 분단, 동족과의 전쟁, 북으로 납치된 아버지, 펜과 종이조차 없어 시를 적을 수 없었던 3년의 피란 생활 등 수 많은 조국에서의 체험들이 내 단가의 소재가 되었다"라고 했다  

이 시인은 "어머니는 필운동 한옥에서 우리의 정서가 담긴 단가를 일생 지으셨다"며 "1998년 일본 왕이 주재하고 NHK가 생중계했던 궁중 단가 낭송회에 초청받았을 때에도 연분홍 한복을 입고 참석하셨다"고 전한다

 

이승신 시인은 2011년 일본 대재난 발생 당시, 시인 어머니처럼 단가 형식의 한 줄의 시 200여 편을 순식간에 썼다  일본 팬들에게 "어머니가 계셨다면 대재난의 아픔을 한 줄의 시로 표현하셨을 텐데" 라고 안타까워 하자 그들은 "그러면 이 시인이 직접 써보라"고 권유했다  

'삶에 어찌 꽃피는 봄날만이 있으랴'  '그대의 마음 있어 꽃은 피고'가 그렇게 한일 양국에서 출간되 나오고 일본에서 화제가 된  이승신의 두 시집이다  

 

이 시인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영원한 이웃인 한국이 일본 침략으로 인한 수모의 기억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정치적 인기를 위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최근 일본에서 만난 지식인들도 그런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우리는 미래와 앞으로 올 후예에게 과연 무엇이 좋고 옳은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 시인은 '손호연 전집'을 내고 '손호연 평화상'도  제정할 계획에 있다

 

 

                                                                                                                 2014년 1월  2일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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