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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신문 - 손호연의 단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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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2 12:09
아사히 신문
 
해협의 메아리
한일교류의 수맥

 
 
손호연의 단가 인생
일본어로 전하는 희로애락
 
서울 한강 부근에서 한 가인과 만났다. 간소하게 정장된 가집 『제5 무궁화』가 눈 앞에 놓여져 있다. 6권 째라고 한다. 묻고 싶은 것은 많은데 도무지 말이 안 나온다. 여기 한국에서 일본의 단가를 지어 온 사람이 있다니
 
한국 체재 기한이 다해 오는 어느 날  서울 인사동의 한 주점에서 이번 취재로 신세진 사람과 그와 같이 온 남자와 셋이 막걸리를 들었는데 그 때 그 남자가한번 읽어 보세요하면서 책 하나를 테이블에 놓았다 풍설의 가인 - 호연의 반세기』(키다데 아키라 편저) 였다. 일본 고단샤에서 막 출간된 책이라고 한다. 표지에는 입을 굳게 다문 의지 강해 보이는 한 소녀의 사진이 있다
 
다음 날 그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표지의 시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책에는 많은 단가들이 들어 있다  특히 그 중의 2수가 눈을 끈다.
 
 

まで同族なりし教へ子ら午後は異族の別れとなりぬ 

          정오까지 동족이던 제자들 오후에 이민족되어 이별을 고하다 


 
                       国戻り意識を変へる闘ひが又新たなる課題となれり
             나라를 찾았건만 의식을 바꾸는 싸움이 또 새로운 과제가 되네
 
손호연은 서울의 진명여고 졸업 후 도쿄 제국여자 대학에 유학 중 단가를 배웠고 졸업 후 서울로 돌아와 무학여고 교사가 되었다. 그때 이미 제 1가집인"호연가집"을 출간하고 거기에 고전 문학자이자 최고 단가 가인인 사사키 노부쯔나(佐佐木信綱)가“조선의 여성으로는 처음이 아닐까"라는 서문을 썼다. 내가 받은 책의 표지 사진은 그 교사 시절의 것이었다.
 
교사가 된 지 2년 만에 일본은 패전했다.
앞서 소개한 단가는 그 때 지은 것이다.
 
대만에서 단가를 짓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본 적이 있다. 식민지 하에서 단가를 익힌 사람들이 일본의 패전 후에도 계속 단가를 지어오고 있었다. 대만에서는 전후의 한 시기만 빼고 특별히 일본어가 적대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고대로부터 여러 문화를 일본에 전하고 교류해 온 사이인데 어느 날 갑자기 일본'이 쳐들어와 강제로 일본어만을 쓰게 한 것이다. 
 
아아 그거 말인가요?손호연 시인은 차분하고 여유있는 어조로 말했다왜 남의 나라 말로 시를 짓느냐는 비난을 받았어요. 저도 갈등을 했습니다. 그러나 단가에 국경을 초월한 인간의 희로애락이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지어 왔습니다
 
6.25 부산 피난시절 종이가 없어 잠시 단가에서 멀어졌지만 이윽고 다시 쓰기 시작을 했다.자신의 그 어떤 말도 31음절에 응축시킨 그 긴장감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1980년 더 연구하려고 일본으로 건너 가 도쿄의 세이죠 대학원에서 다시 고전 문학에 귀를 기울였다이 때 만엽집 연구의 제 1인자인 나카니시 스스무 선생을 만났고 지금도 계속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손호연의 가집은 거의 매 10년마다 나왔다. 제목인『무궁화』는 한국의 국화다.
1983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그 때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듯 지은 단가들이 『제4 무궁화』다.
 
이 가집을 읽고 감동한 아오모리현森県의 개발회사 누까자와 사장의 헌신과 호소로 시모키타반도의 롯까쇼무라 六ヶ所村 손호연 시인의 시비가 세워졌다.
1997년 6월의 일이다.
 
시비에 새겨진 단가는
 

           그대여  나의  사랑의  깊이를  떠보시려  잠시 두 눈을 감으셨나요

 
가신 님을 사모하는 애절한 마음을 쓴 것이다.
 
이 시비가 손호연 시인을 드러내어 한일간을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크게 연결시켰다.
1998년에는 일본 천왕의 궁중가회 宮廷歌의 배청인 자격으로 초대를 받았다
 
같은 해 도야마현 富山県  다카오카시高岡市 에서의「만엽 축제」에 초대받아 연한 복사빛 치마 저고리 모습으로 등장했다. 회장은 배 모양의 무대를 오색으로 채색해 마치 백제시대를 방불케 했다시인은 단가를 짓는 백제인의 유일한 후예인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혼자 흥분했어요. 백제 문화가 고대로 일본에 있다고한국이 잃어버린 것이 여기에 있다고.
 
      치마 저고리 곱게 단장하고 나는 맡는다  백제가 남긴 그 옛 향기를
  
  도래한 백제 왕족의  피가 흐르고 있겠지 만엽제 날 밤에 만난 사람 중에는           
 
작년 10 손호연 시인은 한국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인「화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일본 전통시인 단가를 통해 한국민의 정서와 감정을 일본에 전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외롭게 단가를 써왔더니『애국자』가 되었네요익살스럽게 말한다.
 
나카니시 스스무 中西 進 선생은 만엽집의 연고지인 나라현 奈良県  아스카무라明日香村 에 건설 중인 현립 만엽 문화관에 있었다. 문을 여는 9월부터 관장이다
 
손호연 시인은 쓰고 싶은 것을 정직하게 써왔습니다. 시점視点이 확실한 분이고 그의 단가에는 근현대 시대의 역사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라고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손호연 시인을 대만의 시인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고 말하며 빙긋이 웃었다
 
메아리가 여러 겹으로 해협을 교차하고 나아가 남방제도南方諸島에 밀려오는 정경情景을 나는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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