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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한국 시조와 일본 단가 `느낌`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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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1 17:57
중앙포토  2005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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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의 손호연 시인과  장녀 이승신 시인
손 시인이 들고 있는 책자는 이승신 시인이  2002년 한국어로 번역한 시집이다
 
 
1115일 일본 교토에선 60년 동안 일본 고유의 시인 단가로 한국인의 마음을 노래했던 시인 손호연 시인의 뜻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일을 잇는 시조와 단가'를 주제로 한 이날 국제문화 포럼에는 가와이하야오 문화청장관 등 일본인 300여 명이 몰렸다. '일본의 노래'란 뜻의 와까는 31자에 시인의 느낌과 생각을 담는 정형시다. 17자로 이루어진 하이쿠 徘句와 더불어 일본 국민이 가장 아끼는 국시 國詩손호연 시인은 생전에 4년 간의 일본 유학 시절을 빼고는 서울 필운동 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장독대를 바라보며 단가를 지었고 총 2000편 이상의 단가를 남겼다 "왜 하필이면 일본 단가를 하느냐"는 비난도 반세기 이상 받았다

하지만 단가 속에 담긴 원류와 그 뿌리는 바로 우리 것이라는 생각에서 단가에 빠져들었다. 단가의 원형이 향가라는 생각에서다"치마저고리 곱게 단장하고 나는 맡네 / 백제가 남긴 그 옛 향기를"이란 시인의 작품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일본 유수의 출판사인 고단샤에서 출판한 6권의 시집 중 다섯 권의 제목은 '무궁화'하지만 손시인은 민족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두 나라간의 우호와 평화에 대한 기원을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시에 담았다

손시인의 작품 세계가 양국에 보다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6월이었다. .일 정상회담이 다한 뒤 열린 서울에서의 외신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수상이 "절실한 소원이 나에게 하나 있지  다툼 없는 나라와 나라가 되어라"  손호연의 단가를 읊으면서다

고이즈미는 "손호연 시인이 노래한 그 평화의 마음을 가슴에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토 행사에서는 손시인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양국의 시인들이 일본의 단가를 한국의 시조로 한국의 시조를 일본의 단가로 개조해 읊어보고 그 느낌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호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맏딸 이승신 시인은 시인 어머니의 작품을 본인이 번역한 단가를 낭송하며 인사말을 한 줄의 단가로 마무리했다 
 
"이웃해 있고 가슴에 가까운 나라 되라고 무궁화를 보다듬고 벚꽃을 보다듬네"

                                     2005  11 16 중앙일보 도쿄  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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