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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신바람 살리는 한민족 지도자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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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9 21:34








 
중앙일보  2007  12 17

강원용 목사와 마지막 대화
- 지난 해 의식 다하기 닷새 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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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신 진행자와 대화를 나누는 강원용 목사


 

“이번 대선에선‘정략가'가 아니라‘진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지난 해 8월17일 89세를 일기로 타계한 강원용 목사의 말이다. 그는 숨을 거두기 불과 11일 전에 전 방송위원회 국제협력위원 이승신 (손호연 단가연구소 대표)대표와 서울에서 마지막 인터뷰를 가졌다. 그리고 닷새 후 의식을 잃었고 엿새 후에는 고인이 됐다

약 4시간에 걸친 ‘생애 최후의 인터뷰’에는 강 목사의 기도와 예수, 그가 아끼는 역사 속 인물과 우주관, 그에게 가장 아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준 사람들, 영화, 드라마, 청소년 문제, 여성의 인간화, 환경, 생명, 평화 그리고 2007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가슴 절절한 ‘충고’가 담겨져 있다. 또한 그 ‘충고’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생동감 넘치는 현재형의 메시지로 꿈틀거린다


두 차례로 예정됐던 대담은 불과 며칠 뒤, 강목사가 의식을 다하여 1차에 그쳤다.   강원용 방송위원회 위원장 당시 미국의 방송인으로 위원회에 초빙되어 온 이승신 대표에 의해 기획 구성 진행되어 1년이 너머 이제야 완성이 됐다 

중앙일보는 2007년 대선, 그리고 성탄절을 앞둔 시점에서  인터뷰 다큐멘터리 동영상을 입수, 고인이 된 강목사를 다시 만났다. ‘마지막 인터뷰’속의 강목사는 지금도 숨을 쉬고 있었다


# 2007년 대선과 진짜 지도자

“2007년 대선에서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하나 ”란 이승신 대표의 질문에 강목사는 ‘민족의 신바람’을 꼽았다  “우리나라 국민에겐 ‘신바람’이란 게 있다.  신바람만 나면 다른 나라 사람들이 도저히 못할 일을 우리는 한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좋은 예다. 우리 민족의 그러한 기질을 살리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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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정치가는 스테이츠맨(Statesman, 총명하고 식견이 있는 훌륭한 정치가)’이라고 했다. 그러한 진짜 지도자가 참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거지. 국민을 위해서 희생하고 나오는 그런 스테이츠맨이 나와야 사람들이 확 모이게 되지
 
만약 지금 그런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면 미래의 지도자를 키우자고 제안했다. “7년 후 그게 안되면 12년 후에 나올 지도자들, 그럴만한 소질을 가진 사람들을 우리가 키워줘야 한다 그런 이들이 분명히 있다없지 않다. 그들이 (정치판의) 잘못된 바람을 바꾸질 못하고 휘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그들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목사는 거듭 거듭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들에게 해준 직언들
 
역대 대통령들에게 어떤 직언을 했느냐는 이승신 대표의 질문에 강목사는 나는 이승만 대통령에게 가장 사랑받는 사람 중 하나였다고 운을 뗐다. “그 때부터 지금껏 유명한 정치가들을 안 만난 사람이 없다. 그들에게 우리 민족의 저력을 얘기했다. 그 강한 신바람의 기질에 불을 댕겨야 한다고 말했다.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수근댈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에서 연로한 세대까지 다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목사는 88년께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총리직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민심은 천심이라고 여겼다. 국민의 마음은 곧 하늘의 마음이다.  
백성의 마음을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이어서 그는 허균이 말한 세 가지 백성의 타입을 예로 들었다. 첫째는 권력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사람들, 둘째는 사사건건 반대하고 불평하는 사람들  셋째는 잘하는 건 칭찬하고 잘못하는 건 비판하는 백성이라고 했다  “셋째가 바로 호민이다. 이게 제대로 된 백성이다. 이들의 지지를 받으면 못 할 일이 없다  대신 그들이 등 돌리면 별짓을 다 해도 안 된다
 
강목사는 역대 대통령들에게 그걸 되풀이하여 역설했다고 한다  “그 말에 그들은 감명은 받았지만 실천을 하진 않았다  결국 호민 계층의 얘기를 듣지 않고 자기들끼리, 소위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만 정치를 했다. 거기에 무슨 존경이 가며, 어느 국민이 그걸 따르겠는가
 
#한국의 미래
 
우리 나라의 전망을 묻자 강목사는 이제는 굴뚝 문명의 산업화, 공업화 시대가 끝났다. 소위 앨빈 토플러가 말한 3 물결의 시대가 왔다고 했다. 그는 그걸 두뇌의 시대라고 불렀다. “한국 사람은 돈이 없어 옆 집에 쌀 꾸러 가는 일은 창피하게 여기지 않으나 글을 몰라 글 꾸러 가는 건 창피하게 여기는 민족이다. 그래서 교육 수준이 높다
 
강목사는 우리나라가 이제는 시기를 만났다고 강조했다  “분단 국가에다, 자원도 별로 없는 나라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글로벌하게 잘 적응해 나가야 한다. 민족주의로 고립되지 말고 국제 관계 속에서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그는 한국의 미래가 상당히 밝다고 말했다
 
#꼭 하고 싶은 일
 
남은 삶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 뭐냐는 물음에 강 목사는 세상에 잘못 알려진 인물을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그런 인물이 누구냐?”고 하자 그는 김재준 목사와 여운형 선생을 꼽았다. “특히 2007719일은 여운형 선생이 혜화동 로터리에서 총에 맞아 죽은 지 만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세상에 그 분처럼 잘못 알려진 이가 없다. 그래서 그 분이 세상 떠난 지 60주년에 그 작업을 하고 싶다그러나 강목사는 ‘2007을 맞지 못하고 타계했다. 그래서 역사 속 인물 바로잡기는 강목사의 못다한 과제가 되고 말았다
 
강목사는 우리 역사에도 진짜 스테이츠맨십이 있고 신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들이 있었다그러나 그들은 대부분 몰락하고 말았다비명에 가고 말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나의 기도, 나의 믿음
 
강목사는 기독교 신자들이 기도를 도무지 잘 이해 못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어떤 때 보면 무당 샤머니즘 같이 복을 달라고 빈다. 기독교의 기도는 그런 게 아니다
 
그는 프랑스의 테제 공동체에서 봤던 기도가 참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거기서는 기도가 ~ 주여  내게 오시옵소서. 그런 거다. 그러니까 지금 오시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에 대해 응답을 하는 거다. 그게 나와 하나님 사이의 기도다. 요란스럽게 소리 지르고 징징 울고 하는 건 바른 기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강목사는 이 대표에게 그런 기도를 배우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의 기도는 어떻게 하면 내가 저 사람들을 위해 살 수 있습니까. 내가 저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 하나님을 믿는다는 건 무언가 하고 물었다. 강목사는 요한복음에서 한 구절을 꺼냈다. “하나님이 내 안에 있고 내가 그의 안에 있는 것처럼, 나도 너희 안에 있으니 너희도 내 안에 있으라는 거다.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서 220절에서 얘기한 것도 그렇다. 지금까지 있던 나 강원용은 물러가고, 그 대신 내 안에 그리스도가 들어와 살고 계시다는 뜻이다
 
#과학적 우주와 예수
 
강목사는 과학적 우주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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