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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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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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12 08:54

7월 10일 밤  마침내 백선엽 장군이 가셨습니다.

파란만장의 삶이었는데 '전쟁 영웅'답게 100세를 버티어 주셔 감사합니다.

 

나는 그간 가까웠던 분들의 장례도 못 갔는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했고

아버지같은 사랑을 주신 장군님께는 이 땅의 작별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군장성들이 15일 장례 절차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국장으로 해야할 것을 육군장으로 낮췄고 당연히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모셔야 하는데, 대전으로 수용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정쟁에 몰리지 않는 격이 있는 마무리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내가 진실로 이루노니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리라'  요한복음 12:24

 

지난 해 장군님을 뵙고 쓴 글이 떠오릅니다

 

 

 

 

                                                                                       

 

이승신의 로 쓰는 컬쳐에세이

 

'내가 물러서거든 나를 쏴라'

 

 

 

'내가 앞장 설테니 내가 물러서는 걸 보거든 너희는 나를 쏴라'

백선엽 장군이 6 25 전쟁 때 장병들에게 늘 한 말이다.

 

새해로 백세.

'장군님, 백세를 돌아보시니 감회가~ '

말이 다하기도 전에 '백년, 별 거 아니야~  ' 

29살에 첫 장군이 되고 32살 대한민국 군 최초로 4성 대장이 되어 목숨걸고 나라를 구한 '나라 영웅'의 말이다.

 

그리고는 우렁찬 소리로 일사천리.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다부동 전투를 다시 세세히 열거하신다. 낙동강 다부동까지 밀고 내려온 북한 인민군이 한 발만 늦었어도 대구와 부산이 초토화 될 것이고 나라는 사라질 것이었다. 무기도 장비도 제대로 없고 창군한지 얼마 안된 한국군은 실력차가 너무도 커 미군이 알아주지도 않는데 인천으로 들어온 맥아더 팀이 짜놓은, 돌아서 평양가는 작전 계획을 바꾸어 직접 갈 수 있도록 연거퍼 그가 주장을 했다.

 

'Pyungyang is my hometown, I know the way ' 평양사범에서 배운 영어였다. 

 

믿지도 않던 미군단장 밀번이 백장군의 태도와 패기, 그 정신력을 보고 마침내 허락했고, 그렇게 밤낮으로 걸어서 마침내 평양을 선두로 탈환한, 들어도들어도 입이 딱 벌어지고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는 백세에도 여전히 인간으로서는 가질 수 없는 엄청난 세부사항의 모든 것을 기억하여 매번 젊은이를 놀라게 한다.

 

'어디서 20대 군인이 그런 힘이 난 겁니까?' '이게 마지막이다, 다 끝이다, 생각하니 용기가 나고 힘이 나고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런 정신력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죽는 거보다 패하는데 더 싫었다' 고 했다. 만주에서 학교 다닐 때 중국어도 배워 중공군 포로를 직접 심문하고 미사령관의 중국어 통역도 했다. 그런 걸 보면 하나님이 이 나라를 구하려 백선엽을 평양에 태어나게 하시고 키우고 도구로 쓰셨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간의 머리로는 헤아릴 수 없는 일이다.

 

그 후 당시 중화민국인 대만 프랑스 카나다의 대사로, 상주대사가 없던 유럽의 스페인 포르투갈 네델란드 벨기에 룩셈부르그 등 여러 나라와  아프리카의 나라들까지 19 나라의 대사직을 겸했고 교통부 장관으로 서울의 첫 지하철 공사를 했으며 6개 비료 공장 등 공공기관의 장으로 일본에 돈을 꾸러 간 이야기부터 나라위한 그의 다각적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 분 말대로 백년이 결코 '별거'가 아닌 건 아니었다.

 

장군과 마주하면 그 마음과 정신력이 내 마음에도 전해진다. 이 시대 어른이 안계시다 했는데 용기 백배 기운 백배를 백년 간 고대로 가진 분이 여기에 계시다. 그런 태도를 대하면 일반 거개가 원하는 소유나 권력이 삶에 무슨 소용인 건가, 존재가 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화 중간중간 '내가 이래뵈도 평양사범을 나왔는데~ ' 평시는 그저 그렇거니 하고 들은 건데 오늘은, 아 평양, 평양사범이 뭔가 다른 건가?  세계가 무시해 온 작은 나라 평양의 김정은 팀이 북미 회담 남북 회담을 척척 해온 것만 봐도 뭔가 다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농같은 이래뵈도~ 란 말에 퍼뜩 떠오른다.

뵐 제마다 평양사범 다니신 것을 무한히 자랑스레 여기시는 걸 느낄 수 있다. 같은 학교를 나온 내 아버지를 의식하시어 그러는 것 같지는 않다.

 

현 시국에 많은 걱정을 하신다. 수 많은 장병들을 잃으며 목숨을 바쳐 지켜 온 이 나라다. '평양을 탈환했을 때 김일성 집무실로 쳐들어 갔지. 70년 봐 온 그들을 이기는 길은 싸우는 것 밖엔 없어요. 싸우는 걸 두려워 하는 나라는 이길 수가 없지'

 

'살아 온 많은 것이 유감입니다~' 이 말씀을 돌아서 나오는데 들으며 웬지 일층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장군의 사무실이 있는 전쟁기념관 일층, 외부와 트여진 로비에는 국내 170만명이 넘는 전사자 이름이 새겨져 있고 36,574명의 미군 전사자 이름이 새겨져 있다. 미군들 이름 위로는 '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 '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했던 아들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라고 쓰여져 있다. 워싱톤 한국전쟁 기념 공원에도 쓰여져 있는 문구다. 그걸 보면 언제고 가슴이 아리다.

 

미군이 버티어 주어 안보 뿐만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한 우리의 무역 투자 경제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셨다. 

 

속세로 나오면 잊을 적도 있지만 '살아있는 전설' 백선엽 장군께서 이 땅에 존재하시니 고맙고 언제고 오라고 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맥아더, 밴플리트 장군과 악수하는 백선엽 장군

2018 11월 99세 백수 잔치에 미군들이 선물한 장군의 일생 앨범 표지

 

한미 군수뇌부가 총출동한 백수 Surprise 생신에 무릎꿇고 절하는 Harry Harris 미국대사

 

 

6 25 전사자들 이름이 새겨진 벽  - 전쟁기념관

 

UN 참전국들의 6  25 전쟁 전사자 숫자

 

 전혀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는 민족을 지키라는 부름에~

 

백세 대한민국 영웅  - 전쟁기념관 사무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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