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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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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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2 09:06

 

 

 

          고전문학 야마무라山村孝一 선생                                                                  2016   2  16

 

                                                        수  업

 

내가 처음 유학을 간 것은 미국으로 41년 전의 일이다.

그때도 어찌어찌 해냈는데 하는 마음으로, 또 일본은 바로 옆인데 하는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지난 봄 교토 동지사 대학에 나는 책 몇 권 옷가지 몇을 주섬주섬 들고 유학을 왔다.

 

 

옆 집인지 알고 온 교토에서의 공부는 나에게 양이 넘쳤고 거의 매일의 시험과 발표와 리포트로 밤을 새어야 했다. 일상도 며칠간의 방문과는 많이 달랐다.

인상에 깊이 남는 것들을 한번 떠올려 본다.

 

많은 일본사람은 키가 작고 체격이 아담해 보이는게 눈에 띈다.

조용하고 겸손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를 늘 보이며 예의가 지나칠 정도로 바르다.

 

대학 캠퍼스야 젊음이 넘치지만 밖에 나가면 고령자가 많이 보인다. 세계 장수 1위국이기도 하고 우리보다 고령화가 일찍 되어서일 것이다.

65세 이상이 4천만명에 가깝고 80세 이상이 천만명이 넘고 100 세 이상도 6만명이 넘는다. 90 몇은 주위에 흔해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TV 뉴스에 우리 대통령이 잠시 보이기도 하지만 북한의 김정은 뉴스는 비교가 안되게 많이 나온다. 노상 나오니 북한 뉴스에 긴장이 되고 바로 그 아래 위치한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것도 나라면 신경이 쓰일 것 같다. 여기에 있어 보면 가까이 있는 우리 국민이 전쟁에 별 신경 안쓰는 게 이상하기만 하다.

교토에서 보는 서양인은 의례 노스 코리아냐 사우스냐 라고 묻는다. 그 질문에 기가막혀 하면 이상하게 바라본다. 그들 나라의 뉴스도 그렇다는 뜻이다.

 

우리가 옆 나라인 일본을 생각하는 것보다 이들은 이웃 한국을 몇 분의 일도 생각하지 않는다. 선진국답게 수 많은 나라를 상대하니 그런 것도 있겠으나 최근에는 거의 무관심으로 돌아선 듯 하다.

 

같은 때 노벨상이 2개가 나와도 우리 같으면 법석을 할텐데 차분하다.

고은 시인 집에 기자가 한 때 진을 친 적이 있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 문학상 후보 2위인데도 잠시 다루는 정도였다.

 

한국 유학생이 줄고 중국 유학생이 엄청 많다.

대학에 만화와 애니메이숀 과목이 활발하다. 나는 일본 애니메이숀 주인공 이름들을 몰라 택할 수가 없었다.

 

중국 관광객이 갑자기 넘쳐 우리 메르스 때인 지난 7월 8월 두 달간 중국인이
일본에서 쓴 돈이 2조엔이 넘는다. 자기네끼리 한 입소문 덕일 게다.

 

국회에서 야당 대표가 바로 앞에서 아베 총리와 서서 격론하는 걸 자주 보게 된다. 상대에게 예의를 잘 차리는 일본인데 정부 대표에게 아주 강하고 세게 반격하여 매번 놀란다.

 

로봇과 우주개발이 저만치 앞서 가고 환경과 쓰레기에 대한 의식이 매우 높다.

 

천년 전통과 역사를 잘 지키려 다짐하는 동시에 50년 후의 일본을 이야기한다.

 

일본에서 인상에 남는 것이 그처럼 꽤 있으나 내가 시간을 제일 많이 들이는 매일의 수업이 역시 가장 인상에 남는다.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이 아닌, 내가 대하는 일반 일본인들의 예의바름 순수함 성실함 철저함 정교함 정직함은 대체 어떤 교육에서 오는 걸까 늘 궁금했다.

어려서부터의 교육이 아닌 다 커서의 1년 여 수업으로는 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나름 느낌은 있다. 가르치는 태도와 배우는 자세와 분위기에서 그런 것들이 배어나온다. 예상보다 철저했고 성실함과 꼼꼼함, 예의와 올바름을 요했다.

 

열정을 다해 가르치는 것이야 어느 나라나 같겠으나 여기 선생님들이 학생을 대하는 태도는 좀 달랐다. 지극히 친절하고 부드럽고 상냥하기 이를 데 없다. 낮은 자세와 예의 바르기가 철저하다. 내가 배운 스무 분의 교수가 다 그러하나 몇몇 분의 친절함과 상냥함과 헌신에 매번 감탄하며 닮고 싶어지게 된다.

 

흔히 일본사람을 겉과 속이 다르다고도 한다. 그러나 겉이라도 그러는 게 어디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은 그런 태도를 결국 따라하게 된다.

 

연말에 도오야마遠山 연세 지긋한 여선생은 '오늘로 이 해의 마지막 수업입니다, 여러분이 정말로  열심히 성실하게 공부해 주어 감동했습니다. 진심입니다. 그  덕분에 제가 좋은 해를 누렸습니다.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하며 학생들에게 두 손을 모으고 90도로 오래도록 고개를 숙이어 나를 감동시켰다.

새해 첫 수업에도 다시 그렇게 감동을 주었다.

 

귀국한 후에도 도시샤 대학의 친절하고도 상냥한 그 훌륭한 스승들을 나는 잊지못할 것이다.

 

 

 

 

 

   수업  - 교토 도시샤 대학   2016  1  15


  하라다 原田朋子 선생 - 도시샤 대학  2016  1 19


   도오야마 遠山和子 선생 - 도시샤대학  2016 1 15 

 야마모토 山本和惠 선생  - 도시샤대학   2016  7

                                기타무라 北村 문장론 선생  - 교토 도시샤 대학  2015  7  22               

"이승신의 문학" 강연 - 동지사 여자대학  2016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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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신  시인, 에세이스트, 손호연단가연구소 이사장 

이대영문과 워싱톤 죠지타운 뉴욕 시라큐스 대학원, 교토 동지사대 재학중

방송위원회 국제협력위원, 삼성영상사업단 & 제일기획 제작고문

 

저서 -치유와 깨우침여정, 숨을 멈추고, 오키나와에 물들다

삶에 어찌 꽃피는 봄날만이 있으랴, 그대의 마음있어 꽃은 피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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