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4   7
 
해협을 잇는 도장 陶匠
이삼평과 심수관의 도자기전이 열린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1993년 늦가을 어머니 70 생신에, 가까운데 어디로 여행을 모시고 갈까 하다 규슈의 사쿠라지마 온천과 가고시마를 간 적이 있다
그 가고시마에서 유명한 심수관의 공방을 들리게 되었고 지금도 살아 있는 어머니 또래의 14대 심수관을 잠시 보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단가의 대가와 도기 대가의 만남이요 두 분 다 우리가 일본에 전해 준 문화의 대가로 무언가 의미있는 만남이었는데 당시의 나는 어머니의 예술적 가치를 잘 몰라 그런 깊은 의미를 떠올릴 수 없어 제대로 인사를 서로 하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지금의 심수관은 15대이고 충남 공주에서 간 이삼평은 이제 14대로 우리 나라에서는 심수관 만큼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규슈의 사가현 아리타야끼 라고 하여 일본에서는 더 유명하다
그 전시가 동경 한국문화원에서 있고 마침 시간이 맞아 전시를 기획한 심동섭 문화원장의 친절한 안내로 보게 되었다 '해협을 잇는 도장 그 400년의 여정' 이 전시의 제목이다
16 세기에서 18 세기의 작품들로 양가의 도장들이 낸 도기들과 오래 전 조선의 도기를 사랑한 수집가 야나기 무네요시의 민예관 소장 작품들 30 점의 전시다
화려함 없이 고상하고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다 몇 백년 전 그런 예술성과 기술을 우리가 가졌었다는 것이 놀랍다
당시 일본은 그런 자기를 만들어 낼 기술이 전혀 없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첨단 반도체 기술 같은 아주 혁신적인 것이었는데 순전히 조선의 도장들을 16세기 말 강제로 데려다가 그 기법을 전수해 오늘의 세계적인 일본 도기에 이르른 것이다
그러고 보면 400여 년 전 우리의 도공들을 납치해 온 것인데 일본은 왜 북한의 요코타 메구미 납치에는 정부가 그토록 목숨을 걸면서 자기들이 납치해 간 한국의 도공들에 대해서는 여태 한마디의 언급이 없는 것인가
아니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 우리 정부와 그 도공들의 후손은 왜 그에 따른 아무런 대책이나 반발이 없는가 하는 것이다
서울로 향하기 직전 다시 한번 그 섬세하면서도 소박하고 겸허한 도기들을 선조의 숨결이듯 바라보면서 억울하게 끌려왔던 도공들의 당시 심정과 그러기에 더욱 열정적으로 거기에 쏟아부었을 고국의 예술혼을, 400년을 넘고 해협을 넘어 이제 곰곰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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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한국 문화원 '해협을 잇는 도장의 400년 여정' 전시 - 2014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