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ay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본문

연설

  • 비추천 0
  • 추천 0
  • 2015.01.21 01:09



 

 

 

 

                                                                                                                                 2015   1  13

 

 

                                                                     연  설

 


젊은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Ask not what country can do for you but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라고 외친 것은 오래 전 일이나 아직도 세계 사람들의 가슴에 있다

 

2년 전인가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테러가 났고 오바마 대통령이 바로 달려 가 연설을 했다 

'어떠한 위협에도 불고하고 우리는 보스톤에서 또다시 달릴 것이다 '로 마감한 연설은 시차로 늦은 한밤이었음에도 전율이 이는 감동이었다

 

미국에 살 때 들었던 대통령의 연설들은 어린 내게 감격이었다

1976년 미국 건립 200주년 Bicentennial 백악관 기념식에서 Ford 대통령의 연설을 직접 들은 것과 죠지타운 대학 대강당에서 록펠러 부통령의 연설을 앞줄에서 듣고 악수와 두어 마디 나눈 추억이 있고 그 후 지미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톤의 신년 국정연설 the State of Union 스피치도 늘 인상적이었다

 

특히 로날드 레이건은 2류 배우 출신의 가벼운 이미지 임에도 쉽고도 유머와 핵심있는 연설로 지금까지 대단한 사랑을 받고 있고 오바마는 라이터가 써주는 걸 치우고 즉흥으로 하는 연설이 더 감동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란 커다란 땅덩어리와 3억의 큰 인구가 저마다의 개성도 다 다르기만 한데 당대의 대통령이 가끔 등장해 스피치를 하면 각자의 매력과 함께 그 단순한 몇 마디 말이 귀에 쏙 들어와 그 나라의 정체성을 알게 되고 나의 삶의 자세도 곧추세우게 되는 힘이 있었다

 

정치란 결국 언어다

국민의 일꾼이요 머슴이라 하지만 나라의 대표로 뽑히고 나면 자연 높은 지위로 여겨지게 되고 그의 말을 통해 나라의 정체성과 미래가 보이게 된다 

그래서 국민이 듣는 그 연설이 중요한 것이다

 

나라마다 고민은 다르다

미국이 여러 인종이 모인 다국적 국민의 고민과 짧은 역사에 세계 최선진국이 되어 민주주의를 퍼치고 세계의 경찰로 정의를 지켜나간다는 모토를 세운다면

동아시아 끝의 한 작은 분단국인 우리는 우리만의 문제가 있다

남북관계와 통일, 바로 옆 큰 나라인 일본 중국과의 원만한 관계 그리고 좀더 넓게 주위 4대국과의 관계가 있다    

 

어떤 면에선 작고 고난의 역사가 긴 우리의 말과 연설이 감동적이기가 훨씬 쉽다 개인으로 따진다면 어려서 험난한 고생을 더 할수록 커서 더 감동의 스토리와 연설이 나올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고통없이 자라나고 무난하게 살아 왔다면 무슨 말로 감동을 줄 것인가

사람은 감동을 받고서야 마음을 조금 움직이게 된다

 

만 10년 전 어머니 가시고 얼마 안되어서 독도로 인한 데모가 전국에 대단했었다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생전의 어머니가 나라끼리 갈등 없고 전쟁이 없기를 간절히 바랜 평화 정신이, 평화만 있는 세상이라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싶어 우리 측 대통령과 그 주위분들에게 앞으로 올 한일 정상회담 연설에 그 평화 정신을 담는다면 감동의 연설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반응이 약해 대통령 스피치 라이터를 제게 보내주십사 했다. 3명의 스피치 라이터가 내게 왔고 여러 시간을 그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해가 안가는 듯 해 정상회담의 연설을 써주겠다고도 했다

 

당시의 일본 수상에게는 편지 한 줄 없이 손호연 시인의 책과 다큐 DVD 한장만이 전해졌다

 

얼마 후 일본 특파원들이 전화가 와 어서 고이즈미 수상의 연설을 보라고 했다

결국 그 날 생방송과 시간마다 나간 KBS NHK를 통해  '평화의 시 한 줄'로 고급 연설이 된 것은 그 책과 다큐를 직접 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수상이었다

 

새해 국민에게 밝은 힘을 주려는 듯 산뜻한 빨간 재킷을 입은 대통령 연설을 신문으로 보았다. 한국에 와서 몇 분의 대통령 연설이 있을 때마다 기대를 했고 그리고는 많이 아쉬워 했다

 

대통령 당선 후 1, 2년이 되면 연설에 다 능수능대해지지만 듣는 이가 감격하고 나라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고 나라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게 되는 데에는 거리가 있다

 

스피치를 잘한다는 것은 생각과 발상이 좋고 그걸 말로 잘 나타내는 실력이겠지만 표현이 좀 서툴어도 결국은 스피커의 마음에 켜켜이 쌓여진 진심과 진정성이 상대의 마음에 고대로 전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신년 회견을 보며 해본다

 

가슴에 남는 연설을 듣고 싶다

 

 

 

                         가슴에 길이 남을 연설 하나 그리워지네

                     태평양 멀리 청춘을 떼어 놓고

                     귀국한 후

 

                     해마다 신년이 찾아 오며는

 

 

 

 

 

 

 

 

                            백안관을 걸으며 연설의 비결을 물었고 팁을 받는 대통령  -  2013  5  8 



 

 

                








추천 0 비추천 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다음요즘 싸이공감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댓글목록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