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돌아오니 그간 강원도 고성 강릉 속초에 큰 불난리가 났었다고 신문마다 불길의 끔찍한 사진들이 실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교토에 지난 가을, 공항을 타격했을 정도로 강력한 태풍으로, 글로도 여러번 썼고 나의 최근 신작에도 나오는, 몸통의 온갖 흉한 상처에도 불고하고 봄이면 수 십미터 너비로 늠름하게 피어나 세상을 밝히어 감동을 주는 봄꽃 나무가 크게 부러지고 갈라져 아주 가느다랗게 겨우겨우 조금 피어난 애처로운 모습을 대하며 어머나~ 눈물을 흘리고 온 직후다. 일본은 지진 쓰나미 등 자연 재해가 많으니 자연재해 방지 예방도 유난히 발달한 나라이나, 그렇다해도 인간이 거대한 자연을 당할 도리는 없다. '한국에는 지진이 없지요?' 라고 묻는 그들에게 그렇다 고 했지만 포항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기사 생각이 나기도 했다.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는 또 어떤가? 여러 번 앉아 절실한 기도를 드린 기억으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나 온 세계가 놀라 일순 슬픔에 빠지고 하룻사이 어마어마한 기부 릴레이가 되는 걸 보며 문화선진국을 향한 사랑이 그토록 크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된다. 언젠가 터키여정 중에 우리 남대문이 소진된 TIME지 카버를 보며 절절한 가슴이 되던 기억도 있다. 처참한 전쟁과 뉴욕의 9 11의 무너져내림 등 엄청난 비극 재해 고통이 지구적으로나 나라 차원에서나 개인적으로 있을 제에 '하나님 이건 무슨 뜻입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 매번 물었지만 나는 아직 그 답을 모른다. 하나 아는게 있다면 그런 고통과 어려움이 실재하지만 그것을 향한 위로 자비 사랑도 어딘가에는 함께 실재한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이 그런 고통을 수반해야 한다는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쯤 그러한 참상이 지구에 개인에게 일어난다는 걸 체험으로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생각이 성숙해지고 영적으로도 성숙해져 상처를 딛고 일어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몇 해 전 경복고등학교에서 한, 교회 운동회에서 달리기 릴레이를 팀을 짜서 하는데 4번 타자인 내가 바통을 받아 뛰기 시작하자 모래 흙인 바닥이 미끄러워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다. 바지가 찢기고 무릎과 다리 피부가 긁혀 피가 많이 났지만 우리 팀이 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부터 들었었다. 이름은 지금 잊었으나 피부가 새카만 아프리카에서 온 청년이 그때 나를 일으켜주며 'Sunshine, Do not worry. In my country of Africa, they say scars turn out to be a star~' 그 후 넘어지거나 어려운 일을 맞으면 아프리카에서 온 청년이 하얀 이를 들어 내 미소지으며 한 그 말이, 내가 신神에게 기도하며 물었던 그 답이 혹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