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내가 자라나고 시인 어머니가 거의 일생 시를 지은 오래 된 한옥이 길로 많이 잘려 나가 새로 짓고는 갑자기 IMF 시대가 들이닥치며 세가 오랜 기간 나가지 않자 ‘예술공간 The SOHO’를 만들었고 그간 여러 기자 회견들이 있었다 정치적인 그리고 문화적인 이번에는 가수 이문세의 차례였다 얼굴이 길어 말상이라고도 하고 유명 무용가 육완순의 사위이며 얼마 전, 지리 학자인 그의 특이한 장인 인터뷰도 재미있게 보았지만 그는 사진보다는 실물이 나은 사람이다 자신의 히트곡을 3달의 해외 공연 후에 리메이크해 앨범으로 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십대 이십대의 한류 스타가 인기의 대세를 이루는 이 나라 이 시대에 50대 중반의 가수 회견에 60여명의 기자가 모였다는 것이 놀라운데 나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여러 신문에 난 기사들을 보니 그의 털털한 인간미와 유머 감각이 돋보이고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할 당시의 애청자들이 이제는 각계 전문가가 되어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얘기다 그러나 내 마음을 끄는 것은 나도 한 번 보았지만 한 TV 채널의 기획으로 그간 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돌며 그 곳의 의미 있는 가수와 음악가들을 접하고 길거리에서 그리고 카페나 공연장에서 노래를 하며 귀국 후 자신의 지난 작품들을 매만지고 고치고 발표를 하며‘참으로 작아졌다.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니란 걸 느꼈다. 새로 시작해야겠다’ 라고 한 점이다 오랜 기간 쌓아 온 노련함에다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만남으로 우쭐할 수도 있는데 부족한 점을 느끼고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아름답다 이제부터 그의 음악 인생의 본론은 시작될 것이다
내가 이리 작구나 난 아무 것도 아닌 게로구나 첨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지 빈 마음으로 일어서는 그 자리 외로움이 힘되어 새로 펼치는 예술 새로 펼쳐지는 삶
한국일보
이문세 "비난 감수하고 내 노래 리메이크한 이유~ " '소녀'와 '광화문 연가' 등 보사노파·탱고 풍 편곡 가미
가수 이문세가 자신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새 앨범 '리 이문세 Re, Leemoonsae'를 발표했다 이문세는 14일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의 빅 히트곡인 '소녀' '광화문 연가' 등 총 4곡을 리메이크한 새 앨범을 내놓았다 ‘The SOHO’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3개월동안 해외에 음악 여행을 다녀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해외 아티스트들을 만나면서 '내 자신이 굉장히 작구나, 내가 아무 것도 아니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음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겸손의 미학을 느끼게 되었다 그 결과물로 내 음악을 스스로 리메이크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케스트라의 풍요로운 사운드로 만들려면 안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보사노바나 탱고 풍으로 갔더니 정말 확 바뀌었다. '과연 괜찮을까'라고 했지만 전혀 새롭게 탄생했다. '광화문 연가'만 놓고 보더라도 악기 구성이 굉장히 복잡하고 다들 개성 있게 논다. 그러나 제가 노래 하나를 중심축으로 뚝심있게 끌고 갔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끌고 갔다. 저만의 싸움을 했다"고 했다
2012 11 15 한국일보 모신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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