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1 9 16
일왕 문학 스승의 감사 편지를 받다
아사히 신문 중앙일보에 동시 게재된
'대재난 위로의 시'에 감동하다
올 3월 동일본 대지진을 안타까워하는 단가短歌를 지어 한국과 일본의 신문에 동시 게재했던 시인 이승신이 일본 천왕의 단가 스승으로부터 감사의 글을 받았다. 단가는 ‘5.7.5.7.7’ 31음절로 된 일본의 정형시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단가 시인으로 활동했던 손호연선생이 어머니인 이시인은 일본 지진 발생 직후에 단가 250편을 썼고 본지 일요판 신문인 중앙SUNDAY와 일본 아사히 신문 3월 27일자에 나란히 그 작품의 일부가 소개되었다. 이를 보고 일본의 단가 연구 권위자인 나카니시 스스무中西進 나라만엽문화관장이 지난 달 감사의 글을 이승신 시인에게 보내왔다
이시인에 의하면 나카니시 선생은 천왕의 단가 스승이다. 만엽집 연구의 제1권위자로 전교토예술대학총장이며, 아사히 신문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가집歌集인『만요슈萬葉集』해설을 매주 연재하고 있다
나카니시는 글에서 이시인의 단가를 두 차례 인용한 후 “이웃 나라가 입은 재난에 이렇게도 슬픔을 읊은 시인에게 나는 깊이 감동하며 그러한 사랑에 존경의 마음을 강하게 품게 된다. 국경을 뛰어넘어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 주는 시의 힘을 나는 크게 느끼게 된다”고 썼다
이시인은 한국어와 일본어 양국어로 출간되는 자신의 단가 시집 ”삶에 어찌 꽃피는 봄날만이 있으랴”에 그 글을 실을 예정이다. 세계 최초 일어단가 번역집이다
신준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