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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신문 - 다툼없는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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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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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시선  [한국편]                                                                  2005  8 12

 

 

 

다툼없는관계로

마지막 가인㢦人 장녀 이승신李承信

 

절실한 소원이 나에게 하나 있지 다툼 없는 나라와 나라가 되어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수상이 6월 한일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우호를 기원하며 소개한 단가한 수이다. 작가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일본 단가를 읊어 온 마지막 가인㢦人손호연孫戶姸.

 

일제 시대, 17세 나이로 동경 일본제국여자전문대학으로 유학. 가인 사사키 노부츠나佐佐木信綱에게 사사해 단가를 배워 일생 한국에서 단가를 읊다 2년 전 80세 나이로 별세했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를 제목으로 한 가집 無窮花5집까지 고단샤에서 출판되었다.

 

어머니가 조국인 한국 그리고 청춘을 보낸 일본을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았을까.

어머니단가에는 구비구비 한일의 역사를 생각나게 하는 면면이 들어있습니다

 

시인의 장녀인 이승신 시인은 어머니로부터 가시기 4년 전 유언과 같은 부탁을 듣는다. “이 단가들을 누군가 한국어로 번역해 주었으면~ ” 하고.

 

어머니는 일제 강점기 국내에서조차 일어 교육만 받아서 한국어를 잘 해도 단가에 쓰인 어휘를 한국어로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반대로 해방 후 태어난 딸은 당시 일본어를 할 수 없었다. 지난 20년 한국의 유명 시인으로 일어가 모국어 같은 분들을 찾아 부탁을 했으나 한 줄의 시를 한국어로 옮기는 건 불가능이라고들 했다.

 

할 수 없이 자신이 하기로 마음먹고 어머니에게서 단가의 의미를 듣고 그것을 한국어의 감각을 가지고 번역하며 어머니의 재가를 받았다. 그러한 작업은 4년이나 이어졌다.

 

어머니의 유언을 전하고 싶다

 

드디어 2002년 한글 시집 찔레꽃 가지 위에 내리는 눈은 찔리지 않으려고 사뿐히

내리네 - 호연연가戶姸戀歌가 서울에서 출간되었다. 번역을 하면서 딸 시인은 자그

마한 어머니가 극동의 역사를 온 몸으로 살아왔음을 마침내 알게 된다.

 

6 25와 남북분단을 노래하며

 

서로 같은 조상을 가졌으면서 총검을 들고 섰네 삼팔선을 경계 삼아

 

한국이 일본에서 독립했을 때의 흥분된 마음은 이렇게 표현되었다.

 

돌문을 단장한 승례문의 무궁화 숨죽이며 이 날을 기다려 왔네

 

딸 시인은 어머니와 함께 번역한 시집을 손에 들고 이렇게 말한다. “어머니는 한국의 아름다움과 한국인의 긍지 그리고 남북분단의 슬픔과 통일을 많은 시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가신 아버지를 그리는 사랑의 애절한 시가 가장 감동적이라고들 말하고 있습니다.”

 

딸은 어머니의 그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 그 생애를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만들어 TV방영이 되었다. 남겨진 2천 수 이상의 단가를 한일양국에서 전집으로 출판하는 일과 손호연 평화상의 소원도 가지고 있다.

 

일본의 보물인 만엽집의 시인들은 거의가 백제百濟에서 온 도래인渡来人이라고 합니다. 천년 전부터의 이웃으로 한일양국이 진심으로 사이 좋았으면 하는 바램을 어머니는 단가라는 그릇에 담았습니다

 

 

'이웃해 있어 가슴에도 가까운 나라가 되라고

무궁화를 보다듬고 벚꽃을 보다듬네'

 

 山本勇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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