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3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3.11 동일본 대재난 2년에 즈음하여
“비오는 날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
신각수 주일 대사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지 2년이 되었다. 재작년 6월, 주일 대사로 부임하자마자 바로 나토리 이시마키, 가마이시 등 주요 피해 현장을 시찰했다 폭격을 맞은 듯한 가옥, 옥상 위에 올라 탄 자동차와 배, 사라져 버린 마을 풍경, 산더미같은 폐기물 그리고 2만 여명이 간 가슴 아픈 사실에 그저 할 말을 잃었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많은 피해자들이 아직도 가설 주택에 있다 TV에서 보는 피해자들의 눈물겨운 이야기와 부흥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면 2년이라는 시간은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기에 너무나 짧은 시간이라고 느껴진다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의 빛은 보인다 대재난이 일어난 당시 한국 사람들은 사상 최고의 모금 활동과 함께 피해 지역에서 많은 지원 활동을 했다 재일 한국인들도 일본 사회의 일원으로 소매를 걷어붙였다 “비오는 날의 친구야말로 진정한 친구”라는 말처럼 참된 “이웃 정신”이었다 이것은 한일 양국의 미래에 둘도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한국 정부와 국민은 한시 빨리 동일본이 활기를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피해지에서 일본인이 보여준 질서 의식과 인내, 호조 정신은 전세계의 거울이 되었다 특히 일본의 젊은이들이 활발한 봉사 활동을 통해 사랑과 희망을 서로 나누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번 재난은 재해 대책, 원자력 안전, 에너지 정책 등에 많은 과제와 교훈을 남겼다 일본 정부와 국민이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지식은 국제 사회에 아주 유용한 자산이 되었다
일본은 이를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와 공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동북 아시아는 원전 의존도가 극히 높아 지역 전체를 고려한 원자력 안전 체제의 구축이 급선무다
봄바람이 불고 겨울을 넘긴 밭에는 벌써 꽃이 피기 시작했다 동일본 대재난의 응원가인 “꽃은 핀다” hanawa saku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꿈과 희망이 싹튼다 저들을 위로하며 영원한 한일 우호를 노래한 한국의 시인 李承信의 단가 한 수를 소개하면서 그들의 고향을 다시 찾고 싶어하는 강한 바램이 하루 속히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삶에 어찌 꽃피는 봄날만이 있으랴 그러나 봄이 없는 겨울은 없다
2013 3 7 "이승신의 한 줄 詩의 힘" 도쿄 행사
이승신 선생님의 시를 최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기고했습니다
일본인들에게 참다운 이웃이라고 그리 하는 것이 결국 그런 면에서 이선생님의 글과 마음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따스한 봄 날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
주일 한국대사 신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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