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2011년 3월 11일이었으니 곧 만 10년이 됩니다.
10년이 마치 두어 계절 지난 듯 하군요.
그것이 평시의 세계 뉴스처럼 한두 번이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동일본 바다 속 지진의 폭발로, 세계 최고라는 제방 둑이 무너지고
밀어닥치는 거센 파도가 집과 마을을 삼키고, 수 많은 인명이 날벼락
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평시 일본을 비난하던 사람들도 봉투를 들고 KBS 홀에 길게 줄을 섰습니다.
저건 아닌데~
사랑하는 이를 졸지에 잃고 쓸려간 집터에서 주운 구겨진 사진 한쪽만이
제일 귀하다고 여기는데 봉투가 다 라니, 저건 아닌데~ 싶었습니다.
일본 지인들에게 '어머니가 계시다면 힘있는 한 줄의 시로 위로하였을 텐데~'
하니 저보고 써보라고 했습니다.
그럴 능력이 전혀 아니라고 했는데, 온 종일 매일매일 어마한 그 스토리들이
흘러나와 저도 모르게 250 수의 시가 쏟아졌습니다.
한 일 양국 신문 front page에, NHK TV에 그 스토리와 시가 나가고 NHK Radio로
제가 낭송한 시가 17 언어로 나가자 나머지 시도 보여달라는 연락이 그리스 등지
에서 엄청 왔고,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양국에서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삶에 나라에 어찌 꽃피는 봄날만이 있으랴' '그대의 마음있어 꽃은 피고' 가
그 타이틀입니다.
여러 독자들 중, 동경에서 그 책의 시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88수를 수첩에 적어
외우고 다니던 여성이 떠오르고, 국회 사무실에서 15분 보기로 한 모리 수상
과는 1시간 반을 책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함께 읽었던 생각이 납니다.
압도하는 쓰나미 물난리에다 어선이 쓰러져 불난리까지 겹친 '게센누마氣仙沼'
어촌 스토리는 세계인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 아래 KBS 3 1 절 특집 다큐 '이승신의 가교架橋'에 나옵니다.
3월 11일이면 초청을 받아 동일본으로 가 스피치를 했는데 지난 몇 해 못 가
이번 10주기에는 가려 했는데 코로나로 길이 막혔습니다.
미국이 선박을 보내어 제일 먼저 도왔고 금전도 28억 불, 두 번째가 프랑스
18억불, 우리도 9억 불인가? 했다는데, 그들이 한국인이 쓴 시로 자기네
마음이 달래어져 무엇보다 고맙다고 한 생각도 납니다.
그 후 한일관계는 점점 더 내려갔습니다.
이번 3 1 절 기념사를 들으니 대통령께서 여전히 일본을 잘 모르시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저도 당시에 인류를 향한 인간적인 마음으로 다가갔었지 일본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큰 맘먹고 2015 - 2016 년에 교토로 처음 유학을 갔습니다.
우리가 가까운 이웃이라 하면서 여행은 많이 갔지만 여전히 일본을 모르고
있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하자고 하면, 제의하는 우리부터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보이지 않는데
홀로 살아남은 것도 살아있는 것일까
- - - - -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가슴으로 느껴지는 다친 그대의 가슴
이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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