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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오면 2021

  • 조회 1672
  • 2021.03.0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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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나무                                                           2021  1  11    

 

이승신의 로 쓰는 컬쳐에세이

 

새해가 오면 

 

새해가 왔다지만 느낌이나 실감이 나지는 않습니다. 

내가 조용하더라도 뭔가 주변에서 왁자지껄하거나 무슨 움직임이 느껴져야 그럴 텐데 물탄 듯 고요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엊그제 밤에 눈이 쏟아지고는 그런 기분이 좀 들기는 합니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교통이 멈춰서고 다음 날 출근 길도 엉망으로 법석이었다지만 무언가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이 마음으로 들어옵니다. 


나의 글방의 통창으로는 테라스가 보이고 1, 2층 짜리 몇 집을 건너뛰어 약간의 언덕받이로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하늘을 배경으로 보입니다. 수백 년 된 은행나무인데 그걸 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을 뚜렷이 알 수가 있지요.


지금은 물론 겨울 풍경이고 거기에 눈이 내려 앉았습니다. 새집 둥지는 잎이 다 진 이 계절에만 볼 수 있는데 새가 날아드는 것도 보입니다.


그걸 바라보자면 201 8년 1월 초 사고로 만 3년 고생한 장면이 지나갑니다. 

온 세상이 코로나로 떠들썩해도 그 감이 들질 않았는데, 일어서고 나니 한두 달이면 갈 줄 알았던 코로나가 지금도 그러하여 남들도 일 년간 잘 견디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범하고 시들해 보이던 일상의 흐름이 얼마나 행복인 건지를 깨달은 지난 날들입니다. '사는 게 별거 드냐' 하는 많은 유행가 가사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긴 세월에 어쩌다 오는 전염병들 팬데믹이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온 것도 보통 일은 아닙니다. 많은 국민이 이제는 전쟁의 경험도 없고 그런 팬데믹 경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늘은 또 그렇게 우리를 일깨워 줍니다.


곰곰 생각해 보니 수수 만 년 인간의 불협화음은 늘 있어 왔고 땅따먹기 전투 전쟁도 걸핏하면 있었으나 다시 평온한 삶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세계적 학자 제인 구달은 끔찍한 허리케인 지진 홍수 화재 때마다 매번 인류가 변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엄청난 코로나 위기에도 인류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건 인류 종말로 가는 길'이라고 이번은 마지막이라는 강렬한 선포를 합니다.


이 글을 쓰려면 마주 한 통창으로 우람한 은행나무가 눈에 들어 옵니다. 그도 역시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거기에 새들이 날아들고, 내 테라스에도 수 십마리 의 참새 조롱이 까치 비둘기가 먹이찾아 날아듭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인간이 얻어야 하는 교훈은 자연과 동물과의 관계를 새로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을 대하는 인간의 무책임한 태도가 이런 질병을 나오게 했기 때문이다'


닫힌 창가로 조금 다가가기만 해도 어디선가 날아오는 총명한 새들입니다. 조막만한데 그리 섬세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꽝꽝 언 추위에 저들이 어떻게 살까 는 떠올랐지만 먹이를 주면서 나는 딴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큰 나무에 날아드는 새들을 보아도 창앞으로 다가오는 까치 조롱이 참새들을 보아도 새로운 마음을 가짐과 함께, 이 소중한 지구에 함께 공존하는 작은 생명체에게도 좀더 집중하고 다정한 눈길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오고야 말 저 가지들의 무성한 잎을 그려봅니다.


 

    태어난 나라만의 좋은 점이 있어 위기가 전해져도 나라 떠나기 어렵네


                                                                      손호연


 

  어디에 해일이 지뢰와 전쟁이 있을지 몰라 어디에도 도망을 칠 수가 없다


                                                                      이승신

 

 

 


 


해지는 겨울 


그 나무 아래 찻집  - 여름

그 큰 은행나무 아래 찻집  -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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