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네 식구가 왔다. 두 아가는 볼 적마다 부쩍부쩍 커서 놀라게 된다. 키만 자라는게 아니다. 8살 Farrah (하나님이 함께 하심의 뜻)는 미국 학교에 다니는데 6살에 발레 일등하고 수영 3 종목을 7개 미국학교 학생들과, 그것도 남학생들 사이 유일한 여학생으로 일등을 했다고 해 놀랐으나, 매번 나가기만 하면 일등이라 하여 이젠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메달을 보이며 '이번에는 박태환 수영장인 커다란 Arena에서 처음 한국학생들과 했는데 평시 기록을 발휘하지 못해 4위를 했어요. 그런데도 큰 대회여서 메달을 받았어요' 하며 내 목에 걸어주었다. 수영대회를 늘 휩쓴다고 들어 당연시했고 최근도 자유형 접영 배영 3 종목에 일등했다고 들었는데, 이 아이가 지금은 밝으나 그때는 마음이 어땠을까 잠시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그러더니 두터운 페이퍼를 꺼내어 한글로 쓱쓱 글을 써 내게 건네 준다. 수영대회서 기록을 못깨어 울었더니 밖에서 하나님도 울고 계셨다 그 엄마에게 '시키지도 않는데 집에서 매일 시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요' 듣긴 했지만 신통해서 '다 좋은데 나 같으면 하나님도 '곁에서' 울고 계셨네~ 친근하게 하겠어' 하니 '대회 다하고 나오는데 밖에 눈이 내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아 하나님도 밖에서 나처럼 울고 계셨구나 생각했어요'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을 그 순간 하나님의 눈물로 보며 자기와 꼭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하다니. 그 나이 때는 다 그런 순수함 번득이는 지혜가 있는 것일까.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나이에 나도 동시 상을 연거푸 받았지만 수십 년 돌고돌아 반세기 넘어서야 시로 돌아왔던 게 떠오른다. 그러더니 상 위 벽에 걸린 작은 액자를 가르키며 '이 일본말 무슨 뜻이예요?' 한다. 그 호기심에도 놀란다. 거기에는 산꼭대기에 올라가 아래 경치를 내려다 보는 수채화 그림 아래에 시 한 줄이 쓰여져 있다. 으응~ '내가 오는 것을 주욱 기다리고 있던 경치~' 하니, 아~ 입을 딱 벌리며 감탄을 하는 거였다. 어른이 된 아들과 색씨는 조용했다. 4살 미가Micah 는 무조건 누나 하는대로 따라한다. 몇 해 전 일본에서 그 작가의 발상에 감동해 산 것이다. 내가 감동한 것을 감격해 하는 그 아이를 바라 보았다. 그런 마음은 가르쳐서 되는게 아닌데 어떤 선물보다 귀하다. 그들이 간 후, 내내 가슴이 설레었다. 주위에 감동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실은 누구나 그런 감성과 영성을 갖고 태어날 것이다. 어른이 세상을 가르치면서 상식을 가르친다면서 사라져 가는 것인지 모른다. 그런 생각 순박함이 무에 중요하냐~ 비생산적이다 라는 무리도 있다. 점점 거칠어만 가는 세상에 그러나 그런 것이야말로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켜주고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어 주는 정한수인지 모른다. 새해에는 우리가 나부터도 사라져 간 그 감동과 설레임을 도로 불러와야 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