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찻집

  • 조회 2018
  • 2019.01.04 11:57
  • 문서주소 - http://leesunshine.com/bbs/board.php?bo_table=Essay&wr_id=311


 


    Francois 찻집의 높은 천장                                                             2018  12  14

  

 

이승신의 로 쓰는 컬쳐에세이

 

찻 집

 

 

교토에는 오래된 찻집이 많이 있다.

듣기로는 일본 전국에서 찻집 수가 가장 많은 도시라고 한다.

작은 도시가 왜 그러한가 하니 예부터 아침 출근 길에 찻집에서 토스트와 차 한잔을 들고 간 이유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제 어마어마한 커피 나라가 되어 카페 숫자도 어마하나 일본의 것을 카페나 커피숍으로 부르기가 뭐한게 이들은 이들 고유의 차를 유지 보유하여 그것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피로 말해도 역사가 더 길고 네팔이나 남미 등에 직접 가 살며 커피 농사도 짓고 그 연구가 깊어 종류가 다양하고 동양 입맛에 맛게 만들어 쓴 맛이 적고 융숭한 느낌이 든다.

 

나는 일상에 커피를 안해 카페에 가면 무얼 시키나 고민하다 유자차 모과차 시키려도 달아 그것도 꺼리다 아무거나 특징없는 걸 하게 되어 잘 가지 않게 된다. 교토에서도 잘 가지 않으나 가게 되면 진한 그린의 맛차나 밀크 티를 시키나 커피가 마일드하여 가끔 들기도 한다.

 

세계적인 도시치고는 자그마한 이 도시에 커피 집 잘 가지도 않는 사람에게 큰 인상을 준 찻집이 일곱개나 손으로 꼽을 수 있다니 생각하면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그건 공부를 다 마친 후 잠시 오는 중에 대학 근처나 묵는 곳 근처, 내가 잘 가는 히가시야마東山 동네 정도로 한정되어 있으니 내가 아직 모르는 숨어있는 곳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여러번 오고 나처럼 장기체재도 좀 있고 호기심이 있어야 보이는 것일 게다.

 

그들 중 모던 한 곳은 단 한 곳 뿐, 나머지의 공통점은 다 오래되어 세월의 더께가 꽤 있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지금 앉아 있는 프랑소아Fracois.

 

시내 복판인 기온에 묵으며 야사카진자八坂神社 까지 죽 이어지는 대로大路 2키로를 걷다가 가모가와 강 다리 건너기 조금 전 우측 골목으로 살짝 들어가면 그 유명세를 익히 들어 온 찻집이 나오고 그 앞으로는 아주 작은 시내 같은 '다카세' 강이 흐른다.

 

비교적 짧은 다섯명의 줄에 두어 번 선 적도 있다. 1시간이 넘어가자 줄서는 걸 포기했고 오늘도 기대없이 왔으나 마침내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아담한 공간이다.

포기했을 때 느낀 건 식사줄은 길어도 줄어드는데 찻집은 웬만해선 줄이 줄어들질 않는다는 것이다. 일어나질 않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좋으면 더욱 그렇다.

 

나를 포곤히 안아주는 듯한 중세 유럽 풍으로, 커플도 있으나 여성 고객이 대세이고 나처럼 혼자 앉아 감상을 하거나 책을 읽는 남자도 있는데, 아줌마의 수다는 한국보다 아주 조용히 한다는 것 뿐, 그게 끝도 없는 건 같아 보인다.

 

긴 역사가 둥그런 천장, 기둥, 비로도 의자, 테이블 그리고 찻잔에마저 묻어나고 벽에 걸린 진품 아닌 모나리자,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밀레 그림도 세월이 더해져 거의 진품 비스름해 보인다. 오렌지 빛이 섞인 누렁색의 천장과 벽이 로마의 어느 모퉁이 벽 색깔처럼 구성지고, 은은한 클래식이 분위기를 돋우어 준다.

 

번화가 기온에서 살짝 들어와서인지 외국인 관광객이 안보이고 대게가 현지인이다. 역사의 두께가 스며있는 은은함과 뭉근함이 그렇게 숨쉬는 공기에 들어나고 있다.

세계 어디든 우리도 그렇지만, 깊이 있고 분위기 진짜 있는 곳은 현지인 위주다. 한 나라를 몇 일로 보겠다는 것은 그래서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일본은 150여 년 전, 정부에서 각 분야 사람들을 유럽으로 보내어 문화는 물론 정치 법률 교육 경제를 배워 와 제도와 발상이 일찍이 선진국으로 나아갔다. 그래서인지 자신들이 아시아 소속이 아니라 유럽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오래 전 들었다. 내 어머니의 수십년 전 일본인 동창이 자신의 나라가 서구의 일부인 줄로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을 고백한다고 하는 걸 들은 적도 있다.

 

실제로 서구가 부러워하는 경제에 문화에 다 갖추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차근히 바라보면 서울 내 동네에서 늘 마주치는 아무개아무개가 떠오르는 영낙없는 우리의 얼굴이다. 이들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자기와 똑같이 생긴 내 동네의 그를 모르고 있다.

 

이 집에 가득찬 백여 년 된 구식 비로도 의자의 붉은 빛깔이 이 시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돋우워 주는데, 내가 마주 보는 앞벽의 하도 오래되어 진품 비슷해진 모나리자는 아까부터 밀크 티 한잔에 이 글을 끄적이고 있는 나를 미소로 계속 바라보아 주고 있다. 

 

 

 

 

 

백여 년 역사의 깃사텡 Francois의 줄 -  교토 기온

 오래 된 스테인드 글라스와 기둥 -  교토 Francois

 

 수다와 모나리자  -  교토 Francois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밀레,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한 소녀' 모나리자

 이 깃사텡 역사인 가구와 밀크 티 찻잔 

 입구의 waiting하는 짝은 의자

   Fracois를 나오자 가모가와 다리에서 보이는 선명한 무지개 -  기온2018 12 14

 

 

 

 

 

 

                                       https://youtu.be/ifCWN5pJGIE

 

 

 

 

 

 

 

 

 

 

 

 

 

 

 





추천 0 비추천 0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