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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각사 銀閣寺

  • 조회 2572
  • 2017.01.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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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2016  5  20

 

   은각사 銀閣寺

 

은각사 깅가꾸지銀閣寺는 들어가는 입구가 독특하다. 6 미터 높이의 동백나무 정원수가 일렬로 네모반듯하게 세워져 있어 마치 거대한 녹빛 성벽사이를 걷는 기분이 든다.

붓글씨로 근사하게 쓴 커다란 티켓을 받아 안으로 들어가면 잘 생긴 소나무 두어 그루가 왼편에 눈에 띄고 더 안으로 들어가면 하얀 모래가 깔린 가레산수이枯山水 정원에 커다랗게 쌓아올린 모래더미 코게쓰다이 向月가 보인다. 섬나라 일본의 파도와 후지산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아주 특이해 자꾸 바라다 보게 된다.

그 너머로 이 절의 주인공인 은각 깅가꾸銀閣, 정식명칭은 칸농뎅 觀音殿이며 층마다 건축양식이 다르다. 그 꼭대기 누각에는 금동 봉황이 동쪽을 향해 세워져 있다. 이 곳은 중세 일본의 무장武將 문화와 선종 문화를 융합시킨 히가시야마東山 문화의 발상지로 의미가 깊다.

금각사金閣寺의 누각이 금칠로 되어 있어 흔히들 은각사에는 은이 어디에 있는가 라고묻는다. 금각사 식이라면 은각이라는 이 누각에 은빛을 칠해야 하나 오래 묵은 시커먼 목재 그대로 국보이고 그 앞에 서면 오래된 역사의 기품이 배어나온다.

순로 길을 따라 산 중턱을 조금 오르면 깅가꾸지銀閣寺와 가레산수이枯山水 정원이 내려다 보이고 교토 시내 일부가 내려다 보인다. 교토의 한 겨울이 그리 춥지 않아서이겠지만 벨벳 깔개같은 연두빛 이끼가 한 겨울 12월에도 유난히 반짝이며 빛나는 것이 아름답다.

교토에는 볼거리로 2천여개 사찰이 있는데 거기를 한 여행하는 관광객들은 그 건축과 아름다운 정원을 보려면 사나흘에 겨우 여나무개를 뽑아야 하고 교토가 세계 여느 도시들처럼 며칠에 보는 것이 아니로구나를 절실히 깨닫고는 반드시 다시 오게 되지만 그 몇개에 금각사 은각사 중에는 가이드 북 영향이겠지만 주로 금각사를 꼽게 된다.

누각을 금으로 둘렀다는 것이 특이하고 엽서나 카렌다에 눈덮힌 금각사 누각이 의례 나오기 마련이고 그리고는 미시마 유키오 三島由紀夫의 소설 '금각사'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금각사 정원이 볼만한 건 사실이나 둘 중에 꼭 하나만을 골라야 한다면 나라면 번득이는 금빛보다는 품위 있고 그윽한 아름다움의 은각사를 고를 것이다.

그렇게 나는 은각사를 선호하고 그 정원의 기품과 세련됨을 사랑한다. 어느 계절이나 좋지만 봄의 신록이 좋고 가을 단풍이 아름다우며 무엇보다 벨벳 이끼를 따라 은각사의 언덕배기를 오르면 나무 하나하나와 돌멩이 하나하나에 들인 지극정성과 고요함과 그윽한 평안이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은각사 입구가기 바로 전, 왼편으로 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 그 뒷산을 오르면 큰 大자가 그려진 다이몬지 산을 한 시간 정도에 오르게 된다.  내 집 앞 가모가와 강에서 늘 바라다 보이는 그 산을 오르고 싶어 물어물어 3 번을 갔으나 오르는 길도 좋고, 땀이 촉촉히 배여 정상에 마침내 오르면 교토 시가지가 120만 인구에 비해서는 꽤 커다랗고 정리정돈 잘 된게 한 눈에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교토가 분지여서 한 여름 40도로 오르는 것이겠지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서인지 그렇게 후덥지근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나는 나의 고향 서울을 자랑할 적마다 이렇게 산이 많은 큰 도시는 세상에 없다, 동경 뉴욕 워싱톤 파리 로마 런던을 보라, 어디에 이런 산들이 있느냐 고 했었다. 교토의 이 산 위에 오르면 도시 전체가 산으로 완전히 둘러싸인 것을 볼 수 있다. 서울 같은 산 도시가 세계에 없다는 말은 이제 못하게 생겼다

교토에 단지 이 삼일 가려는 분이 물어와도 내가 추천하는 중에는 은각사가 꼭 들어간다. 간 김에 시간내어 그 뒤 다이몬지 산까지 오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새하얀 모래로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연출한 정원 - 교토 은각사   2016  3

 

모래로 너른 우주를 그린 가레산수이 정원 -  교토 은각사   2016  3


국보 간농뎅이 비치는 연못과 정원 - 교토 은각사   2016  3

 

   국보 칸농뎅觀音殿  - 교토 은각사   2016  3 

 

    은각사 정원 곳곳 한 겨울에도 눈부신 연두빛 벨벳 이끼 - 교토  2016  12 

 

거의 매해 정원과 히가시야마東山가 내다보이는 곳에서 찍어보는 증명 사진  - 교토 은각사  201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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