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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꾸쇼 洛藏

  • 조회 2680
  • 2016.12.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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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꾸쇼 앞의 한 그루 긴 소나무                                                                    2016  11  16         

 

 

라꾸쇼 洛藏

 

내가 매력적인 찻집 라꾸쇼를 발견한 것은 10여 년 전의 일이다. 교토에 유명한 '기온'이 있고 그 가까이에 '네네노미치' 라는 매력적인 길이 있다. 거기에는 17세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그 부인이 그를 위해 기도하는 집, 고다이지를 짓고 그 맞은 편에는 엔도쿠잉이라는 자신의 작은 집을 지어 살았는데 바로 그 가운데로 난 길 이름이 부인의 이름을 딴 네네노미치, 네네의 길이 된 것이다. 그 길은 오래 전, 바닥 전체를 지금의 아스팔트처럼 돌로 깔아 깊은 맛을 더해준다.

그 길에는 보기 좋은 인력거들이 줄을 이어 서 있고 세계에서 온 관광객을 싣고 오래되어 고풍스런 그 마을 일대를 도는데 인력거를 끄는 청년의 마을 안내와 해설이 그럴 듯하다.

주로 걷다가 한번은 나도 올라 탔는데, 오래 전 빙수를 만들던 집, 국수를 뽑던 집을 알려주고 마에코가 나오는 요정도 알려주는데 네네노미치의 어느 지점에선가 내려 안을 들여다 보라고 하여 내리니 나무 창살 틈으로 작은 연못이 보이는데 작은 정원의 조경과 연못 속 굵은 금붕어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입을 벌렸다. 일본 정원에 붉고 노란 금붕어들이야 흔하지만 그렇게 크고 특별한 것은 처음 보았다.

30분을 타고 내려 아까 본 그 연못으로 돌아가 들어가니 찻집이었다. 앉아 차마시는 곳에 난 유리문을 밀고 나가니 한국인 눈으로는 작아 보이는 정원이 있고 거기에 좁고 길다란 연못에 자연석으로 된 이끼낀 독특한 돌다리가 걸쳐져 있고 그 아래로 붉고 희고 황금빛인 물고기가 한 40여 마리 노니는데 족히 내 팔뚝의 한 네배는 되어보인다. 참으로 풍성하고 아름다운 정경이다. 인력거 청년이 그 앞에 멈추어 그것도 나무 창살너머로 보여준 매력이 아니었다면 한참 후에 발견되었을지 모르는 모습이다.

그 후 교토를 가면 나는 그 찻집을 찾았고 그 도시에서 공부를 할 때에도 네네노미치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기에 헌신해온 할아버지의 며느리가 2대째 경영하는 라꾸쇼洛藏를 나를 찾아 오는 이마다 안내했다. 하나같이 반하여 이것은 '세계 제일의 찻집'이라며 감탄들을 한다.

나의 시집을 읽은 주인은 한국에서 작가가 왔다며 주위에 알리고 그 곳에서 만드는 명물 와라비 모찌를 내게 늘 안긴다. 와라비 모찌는 날개같이 날아갈 듯 보드랍고 가벼운, 노란 콩고물로 묻친 고사리 떡이다. 하루 밖에 안가는 그 떡을 한국으로 가는 날 사 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별장인 고다이지 바로 곁이어 늘 사람들이 붐비며 카운터에 산같이 쌓인 와라비 모찌는 동이 난다.

교토에 가면 늘 찾는 매력덩어리 연못을 가진 라꾸쇼는 주인 할아버지가 그 곳에 살며 일생을 가꾼 곳으로 그 집뿐아니라 네네노미치 그 길을 가꾸고 그 길을 따라 벚나무들을 심어 3월이면 온통 연핑크 물이 들어 교토에서도 가장 교토답고 고급스러운 길이다.

유유히 춤추는 그 금붕어들을 바라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데 도시샤 대학 공부를 할 때는 잘 가보지를 못했다.

만 98세로 3년 전 돌아간 할아버지가 마을을 위해 많은 것을 베풀고 그 길에 벚나무를 많이 심어 돋보이게 하고 헌신한 공로를 새긴 비석하나를 그가 간 후, 많은 세계인이 지나는 '네네노미치' 길에 세웠다.

대를 이어 베푸는 아름다운 정신까지 라꾸쇼는 과연 '세계 제일의 아름다운 찻집'이다.

 

                                                 

오래 전 내가 그 틈으로 들여다 본 나무창살 문 -  교토  2016  12  4 


 라꾸쇼 연못의 명물 자연석 다리 - 교토 네네노 미치  2016  3 19

 

라꾸쇼 안에서 바라다 보이는 정원  -  교토  2016  12  6

 

 락꾸쇼 리셉숀 탁자위 쌓인 명품  '와라비 모찌' (고사리 떡) - 교토 2016  12  4

 

    마을위해 봉사하는 포스터 모델, 라꾸쇼주인- 2016 12  5     

    

락꾸쇼 찻집의 명물 돌다리와 금붕어  - 교토 네네노 미치  2016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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