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발작

  • 조회 3614
  • 2014.08.14 16:16
  • 문서주소 - http://leesunshine.com/bbs/board.php?bo_table=Essay&wr_id=142

 

  

 

로뎅의 작품 '발작'   Paris                                                  2014   7  26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싸쉐 Sashe 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대문호 발작 Balzac 1799-1850 이 한동안열정적으로 글을 쓰던 성이 있다  

 

인쇄소와 부동산 투자 살패로 생긴 큰 빚으로 그 곳에 피신하여 매주 매달 엄청난 양의 원고를 그는 쫒기듯 써나가야만 했다

그것은 신神은 그렇게 해서라도 한 인간의 재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커다란 정원이었고 친필 원고와 침실, 아름다운 정원이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유리창 옆에는 글 쓰던 탁자와 의자가 있고, 그를 그린 그림들과 그의 두상을 만든 현대 조각가의 새까맣고 단단한 철 조각들이 4층 성에 전시되어 있었다 

대문호가 글 쓰던 탁자 앞 의자에 잠시 앉아도 보았다

 

그 중 그의 침대는 늘 흥미롭다

벽에 십자가가 걸려 있고 베토벤 스타일의 긴머리와 우락부락 굵은 선의 특색있는 얼굴의 두상과는 대조적인 짧은 침대여서 그가 아주 작은 키였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 정부가 발작을 얼마나 대단한 문호로 모셨는가는 당대 최고 조각가인 로뎅에게 발작의 동상을 부탁하여 만들었다는 사실을 봐도 알 수 있다

실물 크기 이상이다

 

그것을 만든 과정이 싸쉐 문학관에 진열되어 있고 완성된 문호의 전신 조각은 파리의 중심인 뤽상부르그 공원 근처 바벵 Vavin 역 앞에 있다

그가 한때 살고 글을 써온 공간에서 그가 바라본 삶의 시각과 생각을 느끼다 보면 파리 시내에 서 있는 로뎅의 작품 '발작'의 의미가 새로이 마음에 들어온다

 

위대한 작가의 뮤제를 이리 품위있게 만들어 산교육을 시켜주고 그들의 정신과 생각을 귀히 보존하여 후대에 이어주는 그 소신과 방향이 고맙다

 

발작 문학관에 가면 또 다른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우리나라 여행자나 관광객들은 보름을 프랑스에 있다 해도 루아르 밸리의 문학관을 찾아 거기까지 가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그러나  일본 여행객들은 개인이나 이번에는 열네명이 단체로 와 일본 해설자가 문학관 프랑스 책임자와 함께 아주 자상히 설명하고 안내를 한다

우연히 나도 거기 끼어 그 소설에 나오는 정원의 탁월한 묘사가 글 쓰던 탁자에서 창을 통해 바라다 본 바로 저 정원이라는 에피소드 등, 잘 들었지만 그들이 듣고 메모하고 공부하는 진지한 모습은 우리와 달랐다

 

나는 현선생 댁에 왔기에 가까운 문학관과 예술가의 집들을 찾았지만 그들이 이 먼 시골에 일부러 찾아오는 것을 보며 그것은 경제 하나가 앞선다고 되는 일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인구가 몇 되지 않을 것 같은 아주 작은 이 마을에 알렉산더 칼더라고 그의 움직이는 모바일 조각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조각가가 여러 해 작품을 만들며 살기도 했다

 

고향 미국으로 떠나며 기증한 모바일 커다란 철조각이 빨강 파랑의 양팔로 바람에 유유히 돌고 있었다

자신의 모바일 조각을 "움직이는 시詩" 라고 했던 그다

 

여기 저기 그의 집과 아뜰리에 등, 몇 군데나 되는 그 집 자리들을 현선생이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은 오래 전 파리에서 그를 좋아하던 조각가의 딸이 주말에 아버지 싸쉐 집에 초대하곤 했기 때문인데, 칼더의 당시 흔한 작품이 수 십년 후 이리 수 백만불 이상이 될 지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했다

 

그 값어치가 어찌 됬건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고 했고 과연 그들의 생은 다 갔지만 그 창조의 영기는 이 마을과 세계에 길이 남아 인류가 받고 꿈꾸고 누릴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추적추적 싸쉐에 비가 내린다

 

          자고 먹는 외의 생을 창작에 온통 바쳤을 대문호와

          움직이는 시詩로 꿈을 안겨주는 조각가의

          고요한 죽음 위에 비가 내린다

 

          불꽃 같은 그 열정의 흔적을 살피는 살아있는

          내 머리 위에도 씨쉐의 비가 내린다

 

          산자과 죽은 자의 마음을 잇는

          예술이라는 이름의 bridge 위에도

 

          이 아침

          비여 내리소서

 

 

 

 

  

 

 


발작이 글을 쓰던 성 Chateau de Sache  -  2014  5  26 


발작의 싸쉐 성 문학관  입구  -  2014  5  26 

발작의 얼굴 철 조각상 특별전  -  2014  5  26

  발작과, 결혼해 석달 만에 죽은 부인의 유화  - 2014  5  26

대문호의 원고 전시와 당시의 그림전  -  2014  5  26  

 침대 곁 글쓰던 책상과 의자, 옆의 창으로 크고 아름다운 정원의 풍경 

유난히 짧은 발작의 침대와 그 앞의 글 쓰던 책상 

Sache에 살며 작업을 한 미국 작가 알렉산더 칼더의 모바일 철조각 - 5  26

파리에서 늘 지나던 로뎅의  '발작'  -  2014  6  1

 

 

 

 

                                




추천 0 비추천 0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