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아 벚꽃

  • 조회 3448
  • 2014.04.25 22:19
  • 문서주소 - http://leesunshine.com/bbs/board.php?bo_table=Essay&wr_id=123
                                                  

 

 니조조의 시다레 벚꽃                                                                                          2014    4   19

 

 

 

아  벚꽃

 

 


주로 사나흘의 일본 방문인데 이번에는 동경 나라 요시노야마 교토를 길게 이주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고국 방문 여기서 미국 방문의 그간 수 십년간 15시간의 비행을 생각하면

도시에 따라 불과 한 두 시간의 짧은 거리입니다

 

1970년 학생 때 국제청소년회의로 처음 동경을 가는데 일본어 한마디도 몰랐지만

지구 먼데나 가는 듯 긴장을 한 때가 있었습니다

그후 44년, 여러번 일본을 갔지만 1년 365일 중 단 며칠간의 벚꽃 절정 기간에 간 적은 없습니다  너무 이르거나 조금 지고 있거나 아주 많이 땅에 떨어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오면 4월 중순이 너머 우리의 벚꽃이 피어났고 여의도가 아닌 연희동 뒷산과 경복궁과 청와대 사이의 벚꽃을 보았습니다

 

그러다 몇 해 전 우리 집 바로 앞길에 예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에서 수 십그루의 벚나무를 심어 이제는 벚꽃 축제까지 열리기 시작했는데

하루 반짝 덥던 다음 날 새벽, 동경으로 떠나려니 집앞 벚꽃이 모두 활짝 피어 있는 것이 아닙니까   어제까지 추운 겨울이었는데 이런 일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놀랐고  20일이나 일찍 피어 동경과 같은 때이니 한쪽 밖에 보지 못하는 것이 서운했습니다

 

하네다에 내리니 추적추적 비가 내립니다

공항에 나온 분들에게 벚꽃이 만까이 滿開인 때 온 것이 처음이니 치도리가후치 千鳥를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머니의 새 시집을 만들면서 친필의 글과 강연, 남기신 유고작들을 몇 년 연구하는데 동경의 치도리가후치 벚꽃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황궁 주변인 것을 알고 몇 번 걸어 보았으나 늘 빠듯한 일정에 보지를 못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팬 미팅과 점심 그리고 다시 가마쿠라 가까이 요코스카 먼 곳으로 가 팬 미팅과 저녁이 있었습니다   하나요리 당고 (꽃보다 당고떡) 라며 종일 요리와 대담입니다

 

다음날부터 사흘, 치도리가후치의 꽃을 친구들과 그리고 혼자, 낮과 밤에 몇 번을 가보았습니다  도심 한복판, 황궁을 둘러싼 물 양쪽 2 키로를 연분홍 벚꽃이 연두빛 물을 향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사흘도 안가 지는 이 꽃들을 보려 낮이고 밤이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옵니다  신비로운 핑크 세계 속입니다  

표현할 길이 없어서인지 일본사람의 특징인지 모두 줄지어 조용히 하늘이 내린 작품을 감상합니다

 

우람한 나무 둥치가 족히 2, 3백년의 역사로 느껴지는데 회색빛 긴 겨울을 보내고 맞는 생명의 피어남과 그 위에 쏟아지는 햇빛을 맞으며 새삼 살아있음의 감격을 느끼는 사람들의 표정을 바라봅니다

1940년대 유학 소녀시절 어머니가 바라 본 그 꽃을 무려 70년 후 제가 이렇게 바라봅니다

짧아서 애틋하고 더 아름다운 그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아까워라 아까워라 -

 

가시기 전 봄날 세브란스 입원실에서 전혀 시적이지 않은 입원복에 세타를 걸쳐 드리고 모시고나와 연희동 벚꽃 동산을 함께 걸으며, 바람에 휘날려 온 몸에 휘감기는 하얀 벚꽃잎들에게 조용히 되뇌이시던 어머니의 음성이 詩로 들려옵니다

 

 

 

 

                             벚꽃이 병동 창밖으로 눈보라쳐 날릴 때

                           자꾸 눈길이 가네  그 무상함

 

 

 

                           꽃폭풍 성치않은 이 몸 감고 휘날릴 때

                           가엾어라 가엾어라  절로 비명이 나오네

 

 

 

 

 

채 피어보지 못하고 간 세월호  희생자 아이들이 가엾어 가엾어 눈물이 맺힙니다

 

 

 

 

 

 

                       물을 사이로 2키로,  절정으로 피어 있는 동경의 치도리가후치 벚꽃

                   물 저편 안이 일본 황궁으로 올 해 처음 민간인에게 사흘 꽃을 공개했다

             저 배를 타고 보면 아름다움을  더 잘 느낄 수 있을까 ~  줄에 서 기다리는데 6시간

                                    저녁의  야경 light up  소메이요시노 사쿠라


 
양 물가로 이어지는 '치도리가후치'의  짧은 절정의 벚꽃 무리  light up  -  2014   4   2



 

 

 

  


 







추천 0 비추천 0

Print